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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극의 신사’ 펭귄의 충격적 성생활…‘경악 그 자체’
[헤럴드경제=박혜림 인턴기자]1910년부터 1913년 영국의 탐험가 로버트 팰컨 스콧 팀과 함께 남극을 탐험했던 조지 머레이 레빅 박사가 작성한 미공개 관찰일지가 공개됐다. 여기에는 아델리 펭귄의 충격적인 성생활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런던 자연사박물관은 기록보관소에서 지난 100년간 보관하고 있던 레빅 박사의 ‘아델리 펭귄의 자연사’의 삭제된 관찰일지를 공개했다. ‘출판용 아님’이라며 굵은 글씨로 소제목을 붙인 이 관찰일지는 지난 1912년 레빅 박사가 남극 탐사 당시 작성한 것으로 펭귄의 성(性)생활이 담겨있다.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아델리 펭귄의 성생활은 가히 충격적이다.

떼로 무리를 지어 다니는 수컷 펭귄들은 어린 펭귄에 대한 성폭력 뿐 아니라 심지어 죽은 암컷 펭귄들과 교미를 시도한다. 때론 암컷이나 어린 새끼와 짝짓기를 하며 죽이기도 했다. 자위행위를 하는 펭귄도 있었다.

레빅 박사는 이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놀란 나머지 이를 일부러 그리스어로 기록, 일반 독자들의 눈을 피했다. 그는 또 수컷 펭귄들을 가리켜 “갱 같다”, “경악을 금치 못할 퇴폐성”, “훌리건(폭력을 행사하는 축구 관중) 같은 수컷들”이라면서 강도 높은 비난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문건을 찾아낸 박물관의 더글러스 러셀 조류 담당 큐레이터는 펭귄 전문가 두 명과 함께 이를 분석한 결과 레빅 박사가 시간증(屍姦症ㆍ시체를 간음하는 일)이라고 작성한 부분은 오해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러셀 큐레이터는 이와 관련, “펭귄들의 짝짓기를 보면 암컷이 위를 보고 누워 눈을 반쯤 감고 있는데 언뜻 보기엔 마치 죽은 것 같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또 연구진은 레빅 박사가 펭귄들의 번식기를 목격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10월 번식기에 펭귄들이 몇 주에 걸쳐 집중적인 짝짓기를 벌이기 때문.

러셀 큐레이터는 또 “1956년 타계한 레빅 박사는 ‘대영제국의 진정한 신사’로 불렸다”며 예의와 품위를 중시했던 만큼 그는 자신이 본 광경을 믿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은 레빅 박사가 자기 짝이 아닌 암컷과 교미를 하는 펭귄을 보고 놀라워하는 기록에서 엿볼 수 있다.

이어 러셀 큐레이터는 “당시 박물관 측에서도 이 문건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는 쪽지가 함께 발견됐다”면서 “그 당시 펭귄의 성을 다룬 내용을 공개하는 건 상당한 모험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레빅 박사는 아델리 펭귄의 전체 번식 주기를 연구한 유일한 과학자다.

mne198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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