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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특혜성’ 구제금융 본 그리스 정국 “우리도 좀..”
[헤럴드경제=윤현종기자] 스페인의 구제금융 공식 신청을 두고 2차 총선을 6일 앞둔 그리스 정국이 들끓고 있다. 스페인의 지원방식이 ‘특혜성’이라는 논란이 확산되면서 그리스 일부정파는 ‘우리도 (스페인같은 조건으로 재협상이) 가능하다’ 며 지지세력 규합에 이용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국제사회는 이를 아전인수식 해석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지난 그리스 1차총선에서 1당이 된 신민당은 자신들의 ‘(구제금융) 부분 재협상’선거전략에 스페인 사례를 적극 이용하기 시작했다. 신민당은 유로존(유로화 사용17개국) 잔류가 그리스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며 기존 구제프로그램 수용입장을 밝혀왔지만 ‘부분적인’ 구제금융 재협상 가능성도 타진해왔다. 엇갈리는 국민 여론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조사를 보면 ‘유로존 잔류’를 지지하는 비율이 80%를 상회하지만, 한편으로 ‘구제금융 재협상’을 지지하는 비율도 과반수를 차지한다. 여기에 스페인이 ‘유로존 잔류’와 ‘(은행권에 한정된) 부분 구제금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되자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당 총재의 입장에도 힘이 실렸다. 그리스도 스페인과 비슷한 조건으로 경제주권을 가급적 내주지 않고 자금수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사마라스 총재는 10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스페인처럼 책임지는 방향을 선택하는 것은 분명 그에 따른 혜택이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FT는 이날 “사마라스 총재가 임금이나 연금 등의 추가삭감을 피하고 싶어한다”고 보도하며, 그리스가 기존 구제프로그램 재협상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음을 피력했다.

신민당과 함께 그리스 정국의 키를 쥐고 있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도 ‘스페인을 보라, 우리도 전면 재협상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리자는 애초부터 ‘구제금융 전면 재협상’을 주장해왔다. 그런만큼 이번 스페인의 특혜성 구제 프로그램은 시리자의 입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총재는 WSJ와의 10일 회견에서 “스페인이 취한 행보는 그리스와 분명 다르다. 우리가 택해야 할 유일한 방법은 그리스에 짊어진 전면적 구제프로그램을 벗어던지는 것”이라며 “이번 위기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유럽 차원의 문제다. (스페인과 달리) 그리스에게 가해진 구제책은 비효율적이며 사회적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나 그리스 정국의 이같은 반응을 지켜보는 전문가들의 시선은 차갑다. 그리스와 스페인은 다르기 때문에 구제프로그램의 재협상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익명의 한 그리스 경제학자는 FT에 “스페인보다 그리스의 개혁작업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이 문제”라며 “우리(그리스)는 스페인 사례를 레버리지로 활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일 등 국제사회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옌스 바아트만 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10일 독일 공영방송(ARD)과의 회견에서 “그리스의 기존 구제프로그램에 양보는 있을 수 없다” 며 선을 그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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