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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나간 육사' 전두환논란에 자유게시판을?
[헤럴드경제=박세환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 등 5공화국 핵심 인사들이 최근 육군사관학교 기념행사에 참석, 생도들의 퍼레이드를 참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육군사관학교는 비난여론이 빗발치자 육사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과 ‘궁금합니다’ 등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커뮤니티 게시판을 막아버렸다.

11일 육군사관학교 등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부인 이순자 여사, 손녀 등과 함께 지난 8일 육사에서 열린 ‘육사발전기금 200억원 달성’ 기념행사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거세지자 육사 홈페이지 내 커뮤니티의 ‘자유게시판’과 ‘궁금합니다’를 막아 육사 비난글 작성을 막고 있다.

현재 이들 게시판에는 “게시판 글쓰기시 사용자 인증을 위해 사용되는 인증모듈에 원인 미상에 장애가 발생되어 조치중에 있습니다. 다소 시간이 지연되는 점 양지하시고, 신속히 정상 운용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글쓰기가 막혀 있다.

네티즌들은 전 전 대통령의 육사 사열과 관련, 육사를 성토하는 글을 막기 위해 게시판 기능을 폐쇄 한 것이라며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열린 ‘육사발전기금 200억원 달성’ 기념행사에서 500만원 이상 기금 출연자 160명 중 전 전 대통령이 포함돼 육사 생도들의 퍼레이드를 참관했다. 전 전 대통령을 비롯해 장세동 전 안기부장,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 정호용 전 내무부 장관, 고명승 전 3군사령관 등 5공 핵심 인사들도 참가했다.

전 전 대통령은 박종선 육사교장(중장) 옆에서 퍼레이드 행사를 지켜보다 생도들이 단상을 지나면서 ‘우로 봐’라는 구호를 외치자 손뼉만 치는 다른 참석자들과 달리 거수경례로 화답해 사열을 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생도들의 퍼레이드와 전 전 대통령이 생도들에게 경례하는 장면은 한 종합편성채널 뉴스에 보도됐고 이 장면을 캡처한 사진이 SNS(소셜네트워트서비스)로 퍼지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인터넷과 트위터에서는 “내란죄, 반란죄로 실형이 선고된 범죄자가 육사에서 사열한다는 것은 상식조차 없는 일”이라며 “6·10 민주항쟁을 앞둔 시점에서 그날의 함성이 통곡으로 바뀌는 것 같다”고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트위터리안은 “2012년 6월8일 전두환은 아직도 이렇게 대통령 행세를 하고 다닌다. 오늘 육군사관학교의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은 “국민을 우롱하고 육사 생도를 모욕한 행위이다. 육사 교장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물러나야 한다”고 꼬집었다.


비난의 목소리는 인터넷을 넘어 5·18기념재단 등 5월 단체, 정치권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은 관련자 퇴진을 요구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5·18기념재단 등 관련단체는 “육사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이 같은 일이 재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며 이번 논란에 대해 전국 시민사회단체와 논의를 거쳐 조만간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어 “미래의 군 지도자들인 생도들에게 쿠데타 세력들 앞에 사열토록 한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박종선 육군사관학교장을 즉각 해임조치하고 김관진 국방장관이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이것은 생도들에게 전두환처럼 쿠데타에 성공하면 대통령도 할 수 있고 권력도 누리고 천수도 누릴 수 있다고 가르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사열’ 논란에 대해 육사는 행사가 있던 당일과 매주 금요일 공개적으로 실시하는 자체 퍼레이드가 우연히 맞불려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해명하며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육사 관계자는 “당시 행사에는 육사발전기금 기부자 160여명 뿐 아니라 일반시민까지 모두 400여명이 참석했다”며 “전 전 대통령을 위해 마련한 행사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전 전 대통령이 육사에 1000만원 이상 발전기금을 출연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 여론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총 금융자산이 은행에 예치된 29만원이 전부라고 했지만 육사발전기금으로 1000만원 이상 출연한 육사동문 명단에 올라 있다.

육사발전기금 홈페이지에는 1000만~5000만원 미만 출연 동문으로 11기 출신인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적시돼 있다.

육사발전기금 측은 “전 전 대통령이 1994년 1월부터 1995년 1월까지 회당 100만원씩 10차례에 걸쳐 모두 1000만원의 기금을 냈다”며 “29만원 발언을 했을 때와 (기금 출연은) 시기적으로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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