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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가 성추행 사건 잇따라
[헤럴드경제=서상범ㆍ민상식 기자]축제가 한창이던 지난달 17일 밤.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학생회 순찰대에 성추행 신고가 접수됐다. 금잔디 광장에서 한 여학생이 성추행을 당했다는 신고였다. 곧바로 사건현장을 찾아나선 학생회 순찰대는 다른 여학생을 재차 성추행하려던 A(25) 씨를 발견해 붙잡았다. 그는 이 학교 문과대 재학생이었다. A 씨는 이날 3~4차례 여학생을 성추행했다고 자백했다.

A 씨는 이전에도 성추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그는 지난 2010년에 한 여학생을 성추행했다가 사과문과 서약서를 작성하고 군대에 입대했다. A 씨는 전역한 뒤 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이를 어기고 또다시 학내에서 성추행 행각을 벌인 것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성추행 피해 여학생은 두 명. 학생회는 성추행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피해자와 목격자를 찾고 있다.

최근 대학가에서 성추행 사건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5월 발생한 고려대 의대생 성추행 사건에 이어 지난 3월 초에는 고려대 대학원생 2명이 지도교수인 B 씨를 성추행으로 신고한 일도 있었다. 이 사건에 대한 조사가 늦어지자 지난 21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에서는 학생 20여명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중앙대학교에서도 한 교수가 수년간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을 성희롱ㆍ성추행해 오다 지난 2월 학교 인권센터의 조사를 받았다.

이미혜 고려대 양성평등센터장은 “대학 내 성추행ㆍ성폭력 문제는 주로 술을 많이 먹는 문화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후배나 교수와 제자 등 상하관계뿐만 아니라 동기들 사이에서도 성추행 사건이 많이 일어난다. 대부분 술을 먹다가 벌어지는 사건”이라고 했다.

정하경주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는 “성폭력 사건의 경우 조사가 길어질수록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이 늘어난다”며 “교내 성평등센터에 더 많은 권한과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총 80개 대학교 가운데 성희롱ㆍ성폭력 상담소를 독립적으로 설치한 곳은 11%에 불과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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