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김일성 한마디가 만든 '포도만한 사과'
[헤럴드경제=박혜림 인턴기자]아무리 작다 한들 일반적으로 사과 한 알의 크기는 성인 여성 주먹 정도. 이를 한 손에 4개를 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한 손에 무려 4개까지 잡을 수 있다고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 전문 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는 18일 “북한의 사과는 고작 거봉포도 만해 한 손에 4개까지 쥘 수 있다”며 북한 사과의 크기가 이렇게 작아진 이유가 “김일성 주석의 명령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말은 6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일성 주석은 북한의 한 협동농장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농부들에게 “사과나무의 원가지(원줄기에 붙어있는 굵은 가지)를 늘리는 가지치기로 사과가 많이 열리도록 하라”고 명령을 내린다.

실제로 원가지를 늘리게 되면 과실의 수는 늘어나지만 영양분이 가지 쪽으로 향하기 때문에 사과의 크기는 실상 줄어들게 된다. 때문에 김 주석의 이러한 명령은 결과적으로 북한의 사과 크기를 남한의 사과 크기의 3분의 1크기로 만들게 됐고 이 명령은 현재까지도 유효하다.

물론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자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시절 한 농업담당 비서가 “과수의 원가지를 손보고, 잔가지를 잘라 열매가 더 크게 열리도록 하라”고 명령을 내리게 된다.

그 해 생산된 사과 크기는 전년도에 비해 100%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고 충분한 영양공급 덕분에 맛도 좋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농업담당 비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배급제 붕괴의 책임과 더불어 간첩혐의로 총살당하고 만다. 그 죄명 중 하나가 바로 과수의 가지를 짧게 잘라 열매가 열리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었다. 이후 사과나무는 김일성의 처음 지시대로 원가지를 늘리는 방향으로 재배됐고 크기도 예전처럼 작아지게 됐다.

이 매체는 이와 관련 “어이없게도 김 주석의 입 밖으로 나온 한마디가 60여년을 이어져 오며 사과의 크기를 반 이상 줄어들게 만들었다”며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격화 명령구조가 현재까지도 사과의 크기를 결정하고 있다”고 북한 사회의 안타까움을 전했다.

mne1989@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