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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금폭탄’ 우려 국적포기 미국인 급증..아시아로 몰려
[헤럴드경제=김현경기자]미국인들이 무거운 조세 부담을 피해 아시아로 몰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2년새 미국 시민권을 버리고 아시아 국가로 이동하는 미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싱가포르로 건너간 미국인은 100명 가량으로, 2009년 58명에 비해 배로 늘어났다. 세계적으로는 1780명의 미국인이 시민권을 포기했으며 이는 2009년 742명의 2.4배에 달한다.

이처럼 많은 미국인들이 자국을 떠나는 이유는 높은 세금 때문이다. 미국의 기업과 고소득자들은 미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재정 적자 감축이 증세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재정 적자 감축안에 동의할 경우 기업 및 고소득자들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도입된 감세 혜택을 더이상 누릴 수 없게 된다.

미국의 부자들은 ‘버핏세’로 불리는 부유층 대상 세금도 두려워하고 있다. 버핏세는 고소득층에게 최소 30% 이상의 소득세를 물리는 것을 말한다.

미국과는 달리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들은 세계 최저 수준의 세율로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미국의 소득세율이 35% 수준인 반면 싱가포르는 20%, 홍콩은 17%의 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단순한 세제 역시 두 도시의 매력 요인이다. 기업이 미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1년에 11번이나 세금을 내야 하지만 홍콩에서는 3번, 싱가포르에서는 5번만 내면 된다.

해외로 나간 미국인들이 시민권을 포기하는 또다른 이유는 재외국민에게 부과되는 세금이다. 미국으로 돌아갈 의향이 없이 해외에 장기 체류하는 미국인은 세금을 절약하기 위해 시민권을 포기해 버린다.

개인자산관리사들은 “싱가포르의 경우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아 자국 시민권을 버리는 미국인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인 고객은 엄격한 금융 규제를 적용 받기 때문에 일이 까다로워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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