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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SJ ‘그리스 막장드라마’ 4대 시나리오는
①유로존 탈퇴 ②긴축안 거부 ③긴축안 재협상 ④기존 합의 준수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한 그리스가 다음달 2차 총선 준비에 착수하면서 ‘그리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시나리오가 현실화하고 있다. 2차 총선 시 그리스가 구제금융 대가로 합의한 긴축 조건에 반대하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승리가 유력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러나 16일 유로존이 그리스의 잔류를 원하고 있어 다른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면서 그리스의 앞날에 관한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리시트=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다. 시리자가 이끄는 차기 그리스 정부가 구제금융 합의안을 파기하면 유럽은 지원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리스가 결국 질서없는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를 맞을 것이란 뜻이다. 그리스 은행 역시 대규모 자금 이탈, 즉 ‘뱅크런’ 등으로 지급불능 사태가 불보 듯 뻔하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그리스 중앙은행의 유로화 발행을 허용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이 경우 그리스는 이전 화폐였던 드라크마화를 발행해야만 한다.

리스크 컨설팅사인 리컨트롤리스크스의 데이비드 분석가는 “다음달 2차 총선에서 이변이 없는 한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로존 남되 긴축안 거부=시리자의 지도자인 알렉시스 치프라스가 모색하는 ‘제3의 길’이다. 이는 유럽의 긴축 위협은 거부하면서도 유로존에 남고 싶어하는 그리스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는 물론 독일 일부 지역의 유권자와 정치권에 반(反)긴축 정서가 퍼지고 있어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아 긴축 협약을 거부하는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이 상존한다.

하지만 프랑스 등과 달리 그리스는 다른 국가의 세금으로 구제금융을 받은 만큼 긴축 없이 추가 외부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WSJ는 전했다. WSJ는 이어 시리자는 그리스의 영향력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며 긴축안 거부 시 유로존 이탈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긴축안 재협상=2차 총선에서 그간 긴축을 주도해온 신민당과 사민당 승리 시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들 정당은 지난 3월 합의한 긴축안을 재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그리스의 긴축 기조 후퇴 시 부족한 재정을 메우려면 외부 구제금융을 확대해야 하는 점이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과 북유럽 국가가 이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미 두 차례 지원이 이뤄져 추가 지원안은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등의 의회에서 통과하기 어렵다.

독일의 마하엘 푹스 의원은 “우리가 원하는 것 이상 그리스에 지원했다”면서 “더이상 여유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WSJ는 시리자에 대한 높은 지지도를 감안할 때 긴축안 재협상 카드의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기존 합의 준수=유럽 지도자는 예정된 구제금융 지급에 앞서 그리스에 올 중반까지 대규모 추가 긴축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 정치권이 1차 총선에서 사실상 거부된 추가 긴축을 추진할 힘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김영화 기자>
/bettykif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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