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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관의 돌주먹’ 백홍식 9단, 제4회 비씨카드배 세계바둑대회 짜릿한 역전우승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무관의 돌주먹’ 백홍석(26) 9단이 입단 11년만에 마침내 세계 정상에 올랐다.

백 9단은 16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 내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4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결승 5번기 제4국에서 중국의 ‘괴소년’ 당이페이(18) 4단과 257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극적인 백 반집승을 거뒀다. 백홍석은 입단 후 처음으로 세계대회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이는 올해 한국이 거둔 세계대회 첫 우승이기도 하다.

백홍석은 2005년 SK 신예 10걸전에서 우승하며 차세대 강자로 주목받았으나 우승 문턱에서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준우승만 9차례 했을 만큼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러나 이번 우승으로 한국 바둑이 한 단계 올라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번 우승은 극적이었다.

강력한 우승 후보인 이세돌과 이창호가 초반에 탈락하는 등 한국 기사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16강에 오른 중국 기사는 무려 13명에 달한 반면 한국은 백 9단 등 3명이었다. 중국의 기세를 막기엔 역부족으로 보였다. 4강전에 오른 한국기사는 백 9단 뿐이었다. 그러나 백 9단은 4강전에서 난적 후야오위 8단에게 패배 직전까지 몰리는 절망적인 상황을 뒤집으며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는 돌풍을 일으킨 ‘무서운 18세’ 당이페이 4단에게 첫판을 내주고도 내리 3연승을 거두는 뒷심을 보여줬다. 단기필마로 거친 중국의 모래바람을 뚫은 박 9단은 입단 11년 만에 천하를 얻었다.

우승 상금은 3억원. 이번 대회에서 한국행킹 1위 이세돌 9단과 중국랭킹 1위 탄샤오 5단을 꺾는 등 돌풍을 일으켰던 신예 당이페이는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백홍석은 국후 인터뷰에서 “세계대회 첫 결승전을 치르며 바둑 인생에 큰 경험을 한 것 같다”며 “본의 아니게 혼자 남아 바둑팬들의 성원을 한 몸에 받은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남 광주 출신인 백홍석은 6세 때 바둑에 입문한 뒤 권갑용 도장에서 본격적으로 바둑을 배웠고, 2001년 허영호 9단과 함께 입단했다. 지금까지 9차례나 정상에 도전했으나 한 번도 타이틀을 따내지 못했던 백 9단은 이번 대회에서 중국의 고수들을 잇따라 무너뜨리며 한국 바둑의 새로운 희망으로 자리매김했다.

비씨카드배는 지난 2009년 창설된 세계 대회로 1회 대회에서 중국의 구리(29)가, 2회와 3회때는 한국 이세돌이 2연패를 거둔 바 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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