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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질서없는 채무불이행’ 불가피…유로존 다시 먹구름
연정구성 최종 실패…재총선 내달 17일 실시
유로존 붕괴의 서막인가. 그리스에서 ‘재총선→긴축 후퇴→구제금융 중단→국가 부도→유로존 이탈 및 금융 시장 혼란’의 우려했던 고리가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5월 6일 총선 이후 전개된 그리스의 연립정부 구성 시도가 15일(현지시간) 결국 불발로 끝났다. 다음달 17일로 예상되는 2차 투표 시 긴축 반대를 외치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제1당 등극이 유력시된다.

주초 발표된 여론조사업체 라스(Rass)에 따르면 시리자는 2차 투표에서 20.5%의 득표율이 예상된다. 이는 시리자를 제2당으로 올려놓은 1차 투표 당시의 득표율 16.8%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반(反)긴축 정파의 득세로 그리스의 ‘질서 없는 채무불이행(hard default)’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날 그리스 정부는 국제법에 의해 발행된 4억3600만유로 규모의 만기 도래 국채를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한 축으로 진행된 국채 손실분담(PSI)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국채로, 아직 해결해야 할 60억유로 정도가 더 남아 있다. 그리스 정부는 이와 비슷한 규모의 외국법 적용 국채도 보유하고 있다. 만약 구제금융이 예정대로 지급되지 않으면 ‘질서 없는 채무불이행’은 불가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럽연합(EU) 고위 관계자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그리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를 급기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라가르드 총재는 “그리시트는 꽤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우리는 그리시트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기술적으로 어떤 상황에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 시장은 벌써 그리시트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날 이탈리아와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는 각 5.83%와 6.3%로 치솟았다. 반면 대표 안전자산인 영국과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각각 1.88%, 1.45%를 기록하며 사상 최저를 다시 썼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1.76%로, 하락세다.

그리스 은행권에선 벌써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 사태)’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14일 하루에만 7억유로의 예금이 빠져나갔다. 총선 1차 투표 이후 총 예금 인출액은 50억유로에 달했다.

기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은 “그리스의 연정 구성 실패는 심각한 퇴행”이라며 “그리스가 개혁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뢰감을 시장에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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