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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교사들이 ‘촌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헤럴드경제=박혜림인턴기자]올해도 어김없이 다가온 ‘스승의 날’에 교육과학기술부가 ‘촌지 금지령’을 내린 가운데 북한에서도 남한과 마찬가지로 ‘촌지’ 문제가 심각하다고 해서 눈길을 끈다.

북한 전문 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는 15일 “북한은 오래 전부터 학교의 교권이 무너졌다”며 그 원인이 ‘촌지’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매체에 따르면 남한에서는 자기 자식을 잘 봐달라는 뜻으로 교사에게 주는 촌지가 북한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의미의 ‘뇌물’로써 쓰인다. 그 이유는 바로 북한의 교육환경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교통과 통신, 종이사정 등의 이유로 전국의 학교가 동시에 문제지를 건네받을 형편이 못 돼 시험의 개념이 희박하다. 때문에 학생의 성적은 전적으로 교사의 손에 달렸다. 즉, 교사에게 ‘잘 보여야’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북한의 학부모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교사에게 ‘촌지’를 건넬 수밖에 없다. 학생들도 이같은 행태에 더 이상 교사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게 됐다.

하지만 이 매체는 교사들에게도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다고 설명한다.

교사는 북한에서 고(故)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일가 외에 유일하게 ‘님’이라는 높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를 붙일 수 있는 직업으로 북한 주민들은 교사에게 존경을 담아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북한에서 교사란 직업은 단지 배급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는 직업일 뿐. 그마저도 권력기관 순위에 밀려 배급을 못 받을 때가 더 많다. 당장 굶어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교사 입장에서 일반 주민들처럼 시장에 나가 장사를 할 수도 없다.

때문에 북한의 교사들은 나름대로 ‘살 길’을 도모하기 위해 ‘촌지’를 받는 것이다.

실제로 30대 후반의 탈북자 장 모 씨는 “시험 때가 되면 어머님이 선생님께 가서 몰래 시험문제지를 얻어오셨다”며 “그 때 선생님께 쌀 등 생필품을 건네준 것으로 기억한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한편, 이 매체는 “교사들의 교권이 예전같지는 않다”는 말이 남한이든 북한이든 똑같다면서도 북한에서는 생존의 문제와 관련돼 있어 근본적인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mne198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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