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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주DNA ‘스마티문학’ 피는 못속여!
교배료만 10만弗
美명마 스마티존스의 子馬
폭발적 막판스퍼트도 닮은꼴

총 수득상금 3억9000만원
승률 77.8% 최고 기량 자랑
출전대회마다 ‘우승 0순위’


경주마의 세계는 유전의 법칙이 가장 확실하게 지켜진다. 잘 뛴다 싶은 말은 혈통부터 남다르다. 훌륭한 말의 ‘씨’를 얻기 위해 미국에선 10만달러나 되는 거금을 선뜻 내놓는 이유다. 6일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펼쳐질 제9경주(2000m)는 ‘부전자전(父傳子傳)’의 법칙을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주인공은 스마티문학(수말ㆍ3세ㆍ40조ㆍ고옥봉 조교사), 지난 2004년 미국 경마계를 휩쓴 스마티존스의 아들이다.


▶전설의 명마 ‘스마티존스’= 스마티존스는 2004년 미국 삼관경주(Triple 
스마티문학의 부마인 스마티존스.
Crown) 가운데 켄 터키 더비와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에서 연이어 우승한 명마다. 당시 스마티존스는 8전 전승을 기록하며 마지막 남은 벨몬트 스테이크스에 출전했다. 경마장에 모인 12만 관중은 78년 이후 26년간 명맥이 끊긴 ‘트리플 크라운’(3관왕)의 가능성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 신용카드 회사는 3관왕에 오를 경우 500만달러(약 60억원)의 보너스를 주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그날의 주인공은 버드스톤이었다. 기수 스튜어트 엘리엇과 호흡을 맞춘 스마티존스는 막판 직선 주로에서 아깝게 선두 자리를 내줬다. 벨몬트 경마장은 일순 침묵에 휩싸였다. 2003년 두개골 함몰이란 큰 사고를 겪고도 꿋꿋이 일어난 스마티존스이기에 이날의 패배는 더욱 아쉬웠다. 눈물을 흘리는 관중도 심심찮게 목격됐다.

4세가 된 스마티존스는 이름에 걸맞게 10만달러의 교배료를 받으며 화려하게 씨수말로 데뷔했다. 그러나 스마티존스의 아들들은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하며 메이저급 무대인 켄터키에서 밀려나 마이너리그라 할 수 있는 펜실베이니아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무대는 달라도 ‘피는 못 속여’= 점차 잊혀져가던 스마티존스의 혈통은 바다 건너 한국 경마팬들 사이에서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승률 77.8%, 현역 수득상금 랭킹 3위(3억9000여만원), 한국경마 3세 최다 부담 중량 신기록(60㎏)이 말해주듯 완벽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스마티문학은 전문가들이 꼽은 우승 후보 영순위다.

일부에선 스마티문학이 올해만 벌써 네 번째 출전한 것을 놓고 최정상급 마필치고는 너무 자주 출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티문학은 지난해 6월 데뷔전에서 2위에 오른 데 이어 마치 가볍게 몸을 풀듯 최근 3연승을 거두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마방에서 휴식을 취하면 오히려 성격이 거칠어지는 유별난 성격도 출전 결정의 한 요인이다.

지난해에는 한국 최고의 경주마를 가리는 그랑프리(GI)에 출전해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1㎏만이라도 부담 중량이 적었다면 한국경마 최초로 2세마 그랑프리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썼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명승부였다.

10만달러의 교배료를 자랑하는 미국의 명마‘ 스마티존스’의 피를 이어받은 ‘스마티문학’이 한국 경마계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힘과 지혜까지, 무한한 가능성= 스마티문학은 2선에서 선두권의 경주마를 압박하며 경주를 풀어가다 마지막 4코너에서 뒷심을 폭발시키며 경쟁자들을 물리치는 스타일이 꼭 아버지 스마티존스를 떠올리게 한다. 최근에는 상대에 따라 경주 내내 출발 게이트부터 선두를 내주지 않은 채 1위를 차지하는 전천후 경주마로 성장해가고 있다. 커다란 주폭과 꾸준한 스피드를 유지할 수 있는 파워는 물론 최고 경주마답게 힘을 써야 할 때를 알고 뛰는 영리함까지 아버지로부터 고스란히 물려받았다는 평가다.

스마티문학은 ‘증가하는 부담 중량만이 적수’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탁월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오는 6일 열릴 제9경주에선 스마티문학의 독주 속에 2위권 혼전이 예상된다. 비록 아버지가 뛰었던 무대의 화려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팬들의 사랑만큼은 아버지 못지않은 스마티문학이 3세가 된 올해 얼마나 가공할 만한 능력을 선보일지 경주팬들은 벌써부터 설레고 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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