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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아프간 ‘깜짝방문’ 정치적 노림수는
[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국제 테러리스트였던 오사마 빈라덴 사망 1주년 홍보 논란에 휩싸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을 깜짝 방문했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공화당의 공세가 거세지자 정공법을 택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미군의 단계적인 철군 방침 속에 아프간의 정세 불안이 가라앉지 않고 있어 안보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의도도 읽힌다.

수행 기자단도 속인 특급 비밀 작전=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백악관의 철저한 ‘연막작전’ 속에 진행됐다.

이날 백악관이 밝힌 오바마 대통령의 일정은 오전 집무실에서 일일 정보 보고를 받은 후 오후엔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과 만나는 것으로 잡혀 있다.

그러나 그 시각 이미 오바마 대통령은 전용 비행기에 몸을 싣고 대서양을 건너고 있었다.

수행 기자단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자정 남짓워싱턴 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떠나 오후 1시 50분 아프간 바그람 기지에 도착했다. 이어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헬기를 타고 수도 카불로 이동했다.

이날 중국 신화통신은 아프간 현지 TV 보도를 인용,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소식을 최초로 전했다. 그럼에도 백악관은 물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은 사실 확인을 해주지 않아 혼선을 빚기도 했다.

물론 미 대통령들의 극비 행보가 처음은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0년 12월에도 아프간을 비밀리에 찾았다.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대통령 역시 재임기간 네번이나 이라크를 예고없이 방문했다.

이번 깜짝 방문의 노림수는=미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극비 행보의 정치적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재선에 도전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 기간 대외 정책의 치적으로 자부하는 빈 라덴 사살을 환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2일로 빈 라덴 사망 1주기를 맞아 시점도 맞아떨어진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30분 아프간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대국민 TV 연설을 갖고, 아프간에 대한 미국의 안전보장이 확고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의 먹구름 아래 10년 이상 지내왔지만, 여기 아프간의 동트기 전 어둠 속에서 새 날의 빛이 지평선 위로 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라크전은 끝났고 병력은 절반으로 줄었으며 나머지 상당수도 곧 귀가할 것”이라며 “아프간에서 알 카에다에 정의를 보여줄 임무가 남아 있지만, 그 끝은 목전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0년간의 해외에서의 충돌과 국내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 이제는 새로운 미국을 건설할 때”라고 말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을 만나 양국간 전략적 동맹에 관한 협약도 체결했다. 오는 2014년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 후 미 정부가 아프간의 안전보장과 함께 경제와 현지 정세안정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재 아프간에는 미군 9만여명을 비롯해 영국독일 프랑스 등 국제안보지원군(ISAF) 소속 병력 13만명이 주둔하고 있다.

하지만 아프간에선 테러 등으로 치안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미군에 의한 시신 소변 사건이나 코란 소각 사건, 민간인 총격 사건 등까지 터지면서 미국과 아프간의 관계는 악화돼왔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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