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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퇴 오너들 사회공헌으로 인생 2막 열다
[헤럴드경제=류정일 기자] “씨를 뿌려보면 정성을 쏟은 만큼 식물이 자란다.”

최근 88회 생일 미수(米壽)연을 가진 상남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사회공헌 철학을 담은 씨앗론이다.

‘사업보국(事業報國)’을 기치로 기업을 일으키고 성공시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는 사회공헌 활동으로 인생 2막을 열며 ‘리세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오너 기업인들이 늘고 있다.

4반세기, 25년간의 LG 회장직을 뒤로 하고 지난 1995년부터 사회공헌 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구 명예회장은 ‘끝까지 버려서는 안되는 믿음, 교육’을 신념으로 LG연암문화재단과 LG복지재단 이사장으로서 청춘이 부럽지 않은 연구활동 지원과 사회공헌에 앞장서고 있다.

LG연암문화재단은 지난 30여년간 2500여명의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했고 교수 해외연구 지원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구 명예회장이 사저를 기증해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디지털 도서관인 LG상남도서관은 해외 과학기술 관련 정보를 서비스하며 어린이와 청소년 등 미래의 과학자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다.

또 LG복지재단은 아동ㆍ청소년을 위한 보육시설 기증, 저신장자녀 성장호르몬제 지원과 노인들을 위한 이동목욕차량 지원, 주거환경 개선 등의 생활체감형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말 동생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겨주고 은퇴한 박용현 전 두산그룹 회장의 이임 소감은 잔잔한 감동을 줬다. 박 전 회장은 “2009년 취임 이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한 뒤 물러나 사회공헌활동에 좀 더 시간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상과대학을 나온 다른 형제들과 달리 의대로 진학해 평생 의사의 삶을 살아왔던 박 전 회장은 경영보다는 의학이나 사회공헌 등의 분야에 평소 남다른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회장은 두산그룹 연강재단 이사장과 한국메세나협의회 회장으로서 새로운 활약을 기대하게 한다.

지난해 12월 작고한 고 청암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청렴했던 사회공헌 활동은 아직까지 큰 울림을 준다. 박 명예회장이 1971년 설립한 ‘제철장학회’는 2005년 포스코청암재단으로 확대, 개편했으며 과학과 봉사 부문에서 매년 수상자를 시상하고 있다. 지난 3월말 ‘2012 포스코청암상’ 시상식에서 정준양 이사장은 ‘인생은 짧다. 그러나 사람이 영혼에 간직한 큰 뜻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짧은 것은 아니다’라는 청암 어록을 인용하며 다시 한번 박 명예회장을 추억했다.

설립 17년만에 자본금 규모 세계 3위의 온라인 게임업체로 성장,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 시대를 열며 게임사(史)를 새롭게 쓴 넥슨의 김정주 창업자는 청년 벤처인들의 멘토로 활약하고 있다.

공식 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창업주’로 불리는 그는 지난 3월말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출범 1주년 기념식에 강연자로 나서 스티브 잡스 못지 않은 달변을 과시했다. 특히 그는 “10년, 20년 길게 보고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라”며 “남들이 안하는 것을 하는 건 고통스럽지만 즐겁다”고 예비 창업자들을 격려했다.

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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