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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쑤는 영국…더블딥 현실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건설업 부진 가장 큰 영향


영국이 ‘더블딥(경제가 불황에서 벗어나는 듯하다가 다시 하강하는 것) 침체’에 빠진 것으로 25일(현지시간) 확인됐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이 경기 회복을 위한 체력을 보유하고 있는지와 긴축 재정의 효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등 경제위기에 몰린 국가들이 위기 탈출을 위해 외부로부터 긴축재정을 요구받고 있는 것과 달리 ‘자발적 긴축을 통한 침체 탈출’이라는 실험을 하던 국가여서 더블딥에 빠졌다는 소식이 갖는 무게감이 남다르다. 경제를 살리려면 긴축재정이 먼저인가, 성장정책이 우선인가라는 논란이 더욱 뜨거워질 수 있어서다.

영국 통계청은 이날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2%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에 0.3%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이다. 일반적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 경기침체로 규정한다.

영국은 이로써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페인, 포르투갈과 함께 더블딥을 겪는 국가에 포함됐다.

1분기 GDP 감소는 건설업 부진의 영향이 컸다. 3%나 줄어들어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산업생산은 0.4%, 제조업 생산은 0.1% 줄었다. 영국 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업 생산은 0.1% 증가했다. 이런 수치를 두고 일각에선 이번 GDP 감소는 통계적 착시현상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건설업만 아니었으면 더블딥에 빠지지 않은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데이비드 틴슬리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마이너스 성장률이 정치적으로 나쁜 소식이 될 것”이라며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지면 소비심리나 기업 신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했다.

당장 영국 내 여당은 영국 정부의 긴축정책을 비난하고 나섰다. 확장적 통화정책을 써야 할 판에 허리띠를 너무 졸라맨 탓에 경제를 망치고 있다는 논리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사설을 통해 영국 중앙은행이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중앙은행은 그동안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에 부담을 느껴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에 나서기를 꺼려했다.

FT는“중앙은행은 그동안 영국 경제는 충분한 여력이 있다고 밝혀왔는데 양적완화에 나서지 않는 건 말의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라며 “오는 5월 회의에서 경제를 지원할 여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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