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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불안+긴축 역풍…다시 불거지는 유럽 위기
[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정치 불안과 긴축 역풍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면서 유럽을 다시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유럽의 최대 성장엔진인 독일의 제조경기가 3년만에 최악으로 얼어붙으면서 유럽내 긴축 전도사였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은 시험대에 올랐다.

프랑스에선 거센 긴축 반발 여론을 업고 니콜라스 사르코지 대통령을 꺾고 좌파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1차 투표에서 승리하면서 벌써부터 선거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이웃 네덜란드마저 긴축정책을 둘러싼 정치 분열로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내몰려 유럽의 경제ㆍ신용강국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

특히 남유럽 재정위기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유럽 경제 대국을 자부하던 세 국가들의 정치ㆍ경제적 혼란은 위기의식을 증폭시키고 있다.

유럽발 겹악재에 발목이 잡히면서 전일 미국과 유럽 주요국 증시는 급락하고, 유로화 가치가 달러당 1.31선으로 밀려나는 등 국제금융시장도 요동쳤다.

가격과 거꾸로 움직이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사상 최저치인 1.63%를 기록했다.

네덜란드과 독일 10년물 국채간 금리 스프레드는 77bp로 벌어져 3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1면 머릿기사에서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정상들의 사진을 나란히 싣고 긴축 역풍에 신음하는 유럽을 자세히 조명했다.

우선 유로존 재정 위기에도 수출 호조로 활황을 구가했던 독일 제조경기의 급랭이 경제지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전일 나온 유로존 4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0을 나타내 예상치인 48.1과 전월의 47.4을 모두 밑돌았다.

특히 독일의 4월 PMI는 46.3을 기록, 전월의 48.4에서 또다시 뒷걸음질쳤다. 지난 2009년 7월 이후 가장 큰폭의 하락세여서 독일이 유럽 위기의 보루가 돼줄 것이란 기대를 저버렸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부채 위기 해결을 위한 메르켈 총리의 긴축 처방이 도전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의 정정불안도 확산 일로다. 마르크 뤼테 총리를 비롯한 네덜란드 내각은 전일 국가원수인 베아트릭스 여왕에게 사퇴서를 제출했다.

연간 150억 유로(약 22조5000억원) 가량 줄이는 긴축 정책을 둘러싼 연립정권 구성 정당들 간 이견 탓이다.

연정 해체는 불가피하고 조만간 여야 합의로 하원 해산과 과도 관리 내각 인선, 조기 총선 등이 시작될 것으로 네덜란드 언론은 보도했다.

프랑스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올랑드 후보가 작년에 체결된 EU 신재정협약의 재협상과 긴축보다 성장 중시 공약을 내걸고 있어 대통령에 당선되면 후유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기 둔화에 정정 불안 소식까지 겹치면서 유로존 위기 진정되기는 커녕 더욱 악화될 소지가 크다는 위험 신호가 잇따르고 있는 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긴축 조치는 올해 유럽의 경제 성장률을 1%포인트 갉아먹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CB 집행위원인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는 전일 뉴욕에서 가진 연설에서 “통화 정책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중앙은행, 특히 ECB의 화력은 제한돼 있다”면서 ECB보다 유로존 정부의 적극적인 위기 해결을 촉구했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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