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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지특종 이 사진때문에…
北자극 연일 대남 비난성명
15만 참가 대규모 규탄대회도
軍 뒤늦게 취재경위파악 법석

북한이 ‘최고 존엄 모독’ 운운하며 연일 대남 비난성명을 발표하고 15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 같은 북한의 강경행보는 헤럴드경제가 보도한 단독 사진 한 장이 발단이 됐다.

헤럴드경제는 지난달 28일 인천의 한 군부대 내무반 문에 붙어 있던 김정일-김정은 부자를 비난하는 구호를 찍은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에는 ‘대대 대적관 구호-때려잡자! 김정일, 쳐!!죽이자! 김정은’이라는 글씨가 또렷했다.

보도 후 군 당국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나 지난 2일 북한이 이를 문제 삼자 부랴부랴 보도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본지 기자에게 어느 부대에서, 어떻게 취재했느냐며 뒤늦게 야단법석을 떨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 사진은 본지 기자가 군이 주관한 한 행사에서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촬영한 것이다. 당시 많은 민간인이 호기심에 가득 차 구경했다. 옆에 있던 군 관계자는 촬영을 막지도 않았다.

군은 이 대적관 구호가 북측의 대남 비방전의 빌미가 되자 “인천 부대의 게시물은 지휘관이 장병들의 대적관 확립을 위해 부착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군은 “그간 북한은 우리 정부와 최고위층에 대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비방ㆍ중상 행위를 계속해왔다”고 맞대응을 했다.

이번 군의 대응은 여러모로 아쉽다. 국방부 말대로 내부용 대적관 구호라면 민간인이 참석하는 행사에는 떼어놓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보안사항으로 외부 유출을 제지해야 했다. 그러나 취재진에 그 어떤 협조요청도 없었다. 군의 행태는 한마디로 ‘개념이 없다’고밖에 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김정일-김정은 부자 사격표적지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국방부는 당시 이 문제가 북한 군부에 도발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사용금지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김대우ㆍ김명섭 기자/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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