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기자수첩> ‘테마주 식중독’ 주범은…식당주인인가 식재료상인가
갑자기 한 기업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했다. 이유를 찾던 언론들은 해당 기업이 특정 정치인이 추진하는 정책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보도했고, 한 정보제공업체는 이를 근거로 ‘○○관련주’로 묶어서 1년에 수천만원씩을 받고 증권사들에 정보를 팔았다. 그 이후로 해당 기업의 주가는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급등락을 했다.

과연 누가 증시를 어지럽힌 시발점일까. 언론일까, 정보제공업체일까, 아니면 맹목적으로 달려든 투자자였을까.

정보제공업체 인포스탁은 지난달 중순부터 금융당국으로부터 테마주의 생성 및 유포와 관련된 검사를 받고 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금융당국 담당자에게 물었다.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차분한 답변이었다.

그런데 인포스탁의 반응은 격했다. 언론에 배포한 입장소견서에는 “(조사가) 단 한 가지라도 꼬투리를 잡기 위한 것으로밖에 보여지지 않는다”며 흥분했다. 특히 인포스탁이 분류해 놓은 1500개 기업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것에 영 심기가 불편한 분위기였다.

책임소재도 돌렸다. 인포스탁 측은 “만약 분류한 데이터가 잘못됐다고 결론이 나고, 그 근거가 언론 보도라고 하면 잘못된 정보를 유포한 시발점은 우리가 아니라 언론사”라며, 자체적으로 테마주를 분류하는 증권사나 포털사이트는 왜 조사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불만을 떠뜨렸다. 요약하면 인포스탁의 잘못은 하나도 없다는 얘기다.

식당에서 음식을 팔았는 데 손님이 탈이 났다. 식재료에 문제가 있었던 탓이란다. 잘못된 식재료를 공급한 책임이 당연히 클 수 있다. 그렇다고 식재료의 문제점을 살펴보지도 않고 음식을 만들어 판 식당이 과연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울까? 알고도 했다면 책임을 피하기 어렵고, 모르고 했다면 식당을 운영할 자격이 부족한 셈이다.

이번 조사는 식재료부터 음식, 병원(病源) 전반에 걸쳐 있다. 테마주 문제를 잡으려는 것이지, 특정인을 타깃으로 한 건 아니라 믿고 싶다.

테마주 열풍에 지난달 신설된 금융당국의 테마주 특별조사반이 조만간 1차 조사 결과물을 내놓는다. 억울하게 조사받은 이들도 있겠지만, 일단 차분히 조사 결과를 기다려볼 때다. 

hu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