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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公기관 구내식당 ‘그들만의 밥상’ 논란
가격 차별은 그나마 다행
거래소는 ‘외부인 출입금지’

식당운영비 턱없이 부족
공기관측 “어쩔수 없어”

대학이나 시청, 구청 등의 구내식당에 일반인 출입을 놓고 설왕설래 말이 많다. 가격이 싸고 질이 좋지만 일반인과 대학, 구청 직원들 간에 가격 차별화 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구내식당 측은 운영비를 맞추려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 일반인들에 대한 역차별을 하는 것이 맞냐는 입장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최근 경제불황으로 사람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3000원’ 안팎하는 구내식당은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한 끼에 6000원 정도 하는 일반 식당에 비해 반값에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대학이나 구청 등 공공기관에서 구내 식당의 일반인 출입을 제한하거나 일반인에게는 값을 높게 받아 논란이 된다.

서울 중구청 식당의 한 끼 식사 가격은 직원 3500원, 일반인은 5000원이다. 일반인은 하루 60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서울시청 식당은 일반인 3500원, 시청 공무원 2800원이다. 여기에 일반인은 점심시간 중인 오후 12시30분부터 1시까지만 출입이 가능하며 아침, 저녁 식사시간에는 일반인 출입이 금지돼 있다.

용산구청 역시 아침식사 값으로 직원은 2500원, 일반인은 1000원 비싼 3500원을 받는다. 점심 때도 직원은 3000원, 일반 3500원이다. 용산구청은 평일 점심 때 약 300명의 일반 시민이 이용하고 있다.

대학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대는 일반인은 학생들에 비해 800~1000원을 더 내야 식사를 할 수 있다. 한국외국어대는 학생증 검사까지 한다. 당연히 일반인은 이 학교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을 수 없다.

그나마 조금 비싸더라도 밥을 먹을 수 있으면 낫다. 공공기관이지만, 외부인에게는 식사를 줄 수 없다는 곳도 있다. 바로 한국거래소(KRX)다. 한국거래소는 아예 외부인 출입을 차단하고 있다. 일부 거래소 직원들을 통해 식권을 구입한 외부인들이 지하 1층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지만,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국민의 세금으로, 혹은 세금을 지원받아 운영되는 공공기관 및 대학들이 자기 식구들에게는 값싸게 식비를 받으면서 일반인들에게는 비싸게 돈을 더 받을 근거가 있냐는 것이다.

서울 중구청 인근 인쇄소에서 일하는 김민준(37) 씨는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구청 직원들과 같이 중구청 식당에서 식사를 하곤 한다”며 “구청 공무원들은 싸게 먹으면서 정작 구청에 세금을 내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비싸게 돈을 내고 밥을 먹어야 하는 게 어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의 한 중소기업 직원 김소여(32ㆍ여) 씨 역시 “기분이 좋지는 않다. 한끼에 몇 백원 수준밖에 차이가 안 나지만 구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구청 구내 식당에서 공무원이라는 게 뭐 대단한 특권이라고 가격을 차별화시켜 놓는지 웃길 뿐”이라고 덧붙였다.

구청이나 대학 측은 식당 운영비를 메우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구내식당을 운영해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격차별화 정책을 쓴다는 것. 한 구청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수익이 거의 없어 지원을 해줘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건비에 재료비를 합치면 간신히 운영비를 메울 수준이라 외부인들에게 어쩔 수 없이 추가 비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팀/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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