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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기몸살 증세에 몸이 찢어질듯…혹시 대상포진?
수두 원인 바이러스
몸 속에 수십년간 잠복
면역력 떨어지면 발병

피부염·근육통과 증상 유사
발병초기엔 구분 힘들어
심한 경우 마비 증세까지

60세이상 고령환자
피부발진·신경치료 병행을


#사례. 1

가정주부 임진숙(가명ㆍ48) 씨는 갑자기 허리 쪽에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껴 정형외과를 찾았다. 임 씨는 2년 전 심했던 허리디스크가 재발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처방을 받아 약을 먹었지만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통증 시작 4일째부터 파스를 붙인 자리에서 수포가 생겼다. 피부과를 찾은 임 씨는 이 병이 대상포진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사례. 2

직장인 노상철(가명ㆍ35) 씨는 최근 업무 스트레스와 술자리로 피로감을 많이 느꼈다. 노 씨는 어느날 잠을 자고 일어난 뒤 얼굴을 살펴보다가 입술 주위에 발생한 수포를 발견했다. 그는 수포 발생이 피로가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피부연고를 바르고 그냥 넘어갔지만 증세는 점점 심해졌다. 병원을 찾은 노 씨는 대상포진 진단을 받았다.


대상포진은 요즘 같은 환절기에 면역력이 떨어지면 주로 발생한다. 피부염, 감기몸살, 근육통, 요통과 증상이 비슷해 그냥 방치했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극심한 통증에 일상생활이 장애를 받거나 신경계 이상으로 마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대상포진의 증세와 진단 그리고 치료법을 알아봤다.


▶극심한 스트레스나 환절기 면역력 떨어지면 발병= 어릴 때 수두(水痘)를 일으키는 ‘바리셀라 조스터(Varicella- Zoster)’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다면 대상포진을 주의해야 한다.

이 바이러스는 감각신경근 및 뇌신경의 신경절 세포에 수십년까지 잠복했다가 극심한 스트레스나 요즘같이 봄을 앞둔 환절기에 면역력이 약해지면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피부에 물집이 잡히는 신경질환이지만 피부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최소 3일에서 최대 10일까지 근육통 요통 등 통증만 계속된다.

그래서 파스를 붙이거나 감기 몸살약 진통제를 먹는 등 원인 치료와는 관계가 없는 대처를 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흔한 편이다. 

연세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민걸 교수는 “이 병은 발병 초기에 다른 질환과 구분이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통증이 워낙 심하기 때문에 환자는 물론 가족까지 불면 등의 고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대개는 입원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상포진은 2~10세 사이의 어린이에게 발열과 수포가 발생하는 수두와 원인 바이러스가 같지만 증상 등이 전혀 다른 병이다. 전염성도 수두는 법적 전염병인 반면 대상포진은 전염성이 매우 낮은 편이다.  


▶피부병으로 오인하고 연고 바르는 경우 많아= 대상포진은 몸의 저항력이 일시적으로 약해질 때 바이러스가 신경섬유를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해당 신경이 분포하는 피부에만 물집이 생기고 발진과 물집이 띠 모양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수포는 보통 통증이 시작된 후 평균 3~5일 뒤에 나타나는데 점차 딱딱한 껍질로 변화되어 1~2주 내에 저절로 떨어진다. 치료 도중에는 휴식과 안정을 취하고 되도록 찬바람을 쐬지 말아야 한다. 또 목욕 시에는 물집이 터지지 않도록 부드럽게 닦아주는 게 좋다. 특히 포진의 원인이 신경세포에 바이러스가 침투한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피부발진만 치료한다고 완치되지 않는다.

▶60세 이상의 환자 73% 8주 이상 통증, 일상생활에도 큰 장애= 대상포진의 통증은 대개 몇 주간 이어지며 일부 환자는 1개월 이상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고령의 환자는 통증이 오래가는 편이다. 60대 이상의 환자라면 네 명 중 세 명이 8주가 넘도록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 증세가 심해지면서, 바이러스가 신경계를 교란시킬 경우 얼굴, 팔, 다리 몸통에 통증을 일으킨다.

감기몸살과 같은 증세가 나타날 뿐 아니라 심한 경우 일상적으로 극도의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 병은 피부의 발진이 가라앉더라도 통증이 지속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손상욱 교수는 “이 신경통은 젊은 사람은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면역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40대 이후 50대 이상의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며 “심한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에도 제한을 받을 수 있으므로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림대 성심병원 피부과 김혜원 교수는 “피부발진 치료와 신경치료를 함께해야 하고 고령의 환자는 필수적으로 신경치료를 병행한다”며 “특히 60대 이상인 경우 초기에 치료를 하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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