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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訪美 이틀째 숨가쁜 행보..정상급 예우
[베이징=박영서 특파원]미국을 방문중인 중국의 차기 지도자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이 국가원수에 버금가는 예우를 받으며 숨가쁜 방미행보를 펼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하루만 해도 미국을 움직이는 행정부 수뇌부와 군 지휘부, 재계 지도자들까지 총망라해 만나는 일정이었다.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앞으로 시작될 양국간 샅바싸움의 서막을 예고하고 있다.

▶정상급 예우속에 숨가쁜 행보=시 부주석은 이날 아침 백악관 루스벨트 룸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과 양자회담을 가진 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서 면담했다.

먼저 시 부주석은 바이든 부통령과 이란, 시리아 문제는 물론 중국측이 우려하고 있는 아시아에서 미군의 역할증대 등 현안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론 커크 미 통상대표부(USTR) 대표, 톰 빌삭 농무장관, 존 브라이슨 상무장관 등 각료들도 배석했다.

1시간여 회담이 끝난 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시 부주석을 맞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정한 게임을 강조하며 무역불균형 시정을 요구했고 시 부주석은 상호 존중을 통한 협력이란 말로 응대했다.

백악관측은 “향후 10년간 중국을 이끌어 갈 새 지도자에게 국제사회 규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리였다”며 이번 회동에 의미를 부여했다.

백악관 일정이 끝난후 시 부주석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주최한 국무무 오찬에 참석했다. 국무부 오찬장에는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 월트 디즈니의 최고경영자(CEO) 로버트 아이거 등 각계 지도층 인사 200명이 참석했다.

이어 펜타곤을 방문해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을 만났다. 펜타곤은 19발의 축포와 325명의 의장대 사열 등 정상급의 의전행사를 펼쳤다. 양국간 군사적 긴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 부주석의 펜타곤 방문은 특별한 일정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새 국방전략과 아시아 전략의 의미를 시 부주석에게 직접 설명해 긴장을 완화하고 이해에 대한 폭을 넓히려는 게 펜타곤 초청의 속뜻이라는 분석이다.

오후에는 미 상공회의소에서 양국 재계 지도자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했다. 저녁에는 주미 중국대사관 직원, 화교대표, 유학생 대표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시 부주석은 유학생들에게 “당신들은 마치 아침 8~9시경 하늘에 떠 있는 태양처럼 찬란하고 열기가 넘친다”는 마오쩌둥(毛澤東)의 말을 인용하면서 조국에 충성하는 것을 잊지말라고 당부했다.

중국 매체들은 이번 시 부주석의 방미 모습을 사실보도 형식으로 크게 보도하고 있다.

이번 방미가 ‘공동인식을 마련하는 여행’(建立共知之旅)이라는 표현을 쓰며 양국 관계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인간적 모습의 시진핑도 널리 홍보하는 데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진정한 ‘G2 시대’의 개막=시진핑은 이번 미국 방문 기간에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정·재계의 핵심인사들을 두루 만나고 있다. 이는 중국이 개혁ㆍ개방의 길로 들어선 지 한세대 만에 미국과 함께 ‘G2’ 반열에 올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동시에 중국의 5세대를 상징하는 ‘미래권력’으로 등장한 시진핑의 위상이 그만큼 확고함을 말해준다.

불과 10년전인 2002년 후진타오(胡錦濤) 현 국가주석이 부주석 당시 총서기 등극을 앞두고 그해 4월 방미했을 때도 이 정도의 환대는 아니었다.

지난 2002년 1조4000억달러였던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말 6조5000억달러(추정치)로 늘어나며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외교ㆍ안보적으로도 ‘거인’으로 성장한 중국의 놀라운 변신이 있기에 가능한 일로 평가된다.

/py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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