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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약 때문에 미대·의대 포기?…그건 옛말이죠!
우리나라 남자 6%는 색각이상자

전색맹·부분색맹 빼고는 정상생활

후천성 이상일 경우엔 치료도 가능


직장인 김만철(가명ㆍ42) 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색약 증상으로 미대 진학을 포기해야만 했다.

김 씨는 당시 미대는 물론 의대나 이공과계열 대학 입시요강에 색각 이상(color blindness)을 가진 사람은 응시가 제한된다는 문구를 보고 어린 마음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 

요즘은 대부분의 대학이나 기업이 과거처럼 색각 이상을 이유로 응시 차별을 두지 않지만 아직도 일부에선 오해와 편견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도 많다.

색각이상자 중에서 모든 색을 전혀 구별하지 못하는 ‘전색맹자’는 0.003%에 불과하다. 또 특정 색을 구별 못하는 부분색맹을 제외하고는 색각이상자 대부분은 일상생활이나 직업활동에 별다른 장애가 없다는 게 의학계의 정설이다.

안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색각이상의 원인과 색각이상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색각이상 왜 생길까= 사람의 망막에는 명암과 색깔을 구별하는 시세포가 있다. 시세포 중에서 막대세포(간상세포)는 어두운 곳에서 명암을 구분한다. 원추세포는 밝은 곳에서 빛을 통해 색깔을 구분한다. 원추세포는 각각 빨간색, 녹색, 파란색의 세 가지 색을 감지해 색을 구별하게 된다. 이 원추세포에 이상이 있는 경우 모든 색깔 또는 일부 색깔을 구분 못하는데 이를 색각이상이라고 한다.

색각이상 중에서 색맹은 색을 식별하는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것을 의미한다. 색맹은 크게 모든 색깔을 구분 못하는 전색맹과 일부 색만 구분 못하는 부분색맹으로 나뉜다. 부분색맹은 적록색맹과 청황색맹으로 나뉘고, 적록색맹은 적색맹과 녹색맹 두 가지가 있다. 색맹 중에서 전색맹과 청황색맹은 매우 드문 편이고, 대부분이 적록색맹이다.

적색맹은 적색의 원추세포가 전혀 없기 때문에 적색을 아예 보지 못한다. 그래서 적색이나 녹색을 볼 때 녹색 원추세포만이 자극을 받아 적색과 녹색을 같은 색으로 본다. 녹색맹도 같은 원리로 적색 원추세포만이 자극을 받아 적색과 녹색을 구별하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적색맹과 녹색맹을 구분짓지 않고 적록색맹이라고 한다. 

색각이상자 중에서 모든 색을 전혀 구별하지 못하는‘ 전색맹자’는 0.003%에 불과하다. 또 특정 색을 구별 못하는 부분색맹을 제외하고는 색각이상자 대부분은 일상생활이나 직업활동에 별다른 장애가 없다는 게 의학계의 정설이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에선 오해와 편견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도 많다.                                                       [사진제공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색약은 색맹과 다르다= 반면에 색약은 색을 식별하는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정도가 색맹보다 가벼울 때를 말한다. 채도가 높은 색을 밝은 곳에서 보는 것은 정상적인 눈과 차이가 없으나, 원거리의 색이나 채도가 낮으면 식별을 못하거나 단시간에 색을 구별하는 능력이 부족한 편이다. 색맹과 색약을 포함한 색각이상은 원인이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큰 원인은 유전이다. 우리나라 인구 중 남자의 약 6%, 여자의 약 0.5%가 색각이상이다.

이 중 색을 전혀 구별할 수 없는 전색맹자는 0.003% 정도다. 전 색맹은 명암만 다소 구별할 수 있을 정도의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의 색각이상은 색각검사를 통해 발견되기 전에는 스스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큰 불편없이 사회생활이 가능하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병엽 교수는 “색각이상은 질환이나 장애가 아니며, 색각이상자를 비정상집단으로 규정짓는 것은 무지에서 비롯된 사회적 차별”이라며 “세계적 의학ㆍ병리학계 석학 중에도 색각이상자가 있을 정도로 해외에서는 색각이상에 대한 무리한 규제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2005년 2월 국가인원위원회가 발표한 ‘색각이상자의 고용 등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현재 숫자를 구별하는 가성동색표를 사용한 검사 결과는 색각이상의 정도나 각 과업에 필요한 색각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취업 제한의 근거로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선천성 아닌 후천성 색각이상은 원인 치료로 개선될 수도 있다= 선천적 색각이상의 경우 유전적으로 적, 녹, 청 세 개의 원추세포 중 하나 또는 그 이상의 기능이 저하되어 발생한다. 후천적인 경우는 당뇨와 같은 망막혈관질환, 망막 등의 변성과 염증, 연령 관련 황반변성, 유두부종, 녹내장 등의 다양한 망막 및 시신경 질환에 의해 발생한다.

후천성인 경우 양쪽 눈에 나타나는 색각이상의 정도가 다르다. 단안에서도 시야의 범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경과에 따라 더 나빠지거나 좋아질 수 있다. 후천적 색각이상 중 제3색각이상이 가장 흔하며, 주로 청황 색각이상을 보인다.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김진국 원장은 “색약은 선천적 이상의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방법은 없지만, 후천적 이상일 경우 정밀검사를 통해 원인을 분석하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며 “다만 원인이 되는 망막 또는 시신경 질환의 경과에 따라 호전 또는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과 평상 시 건강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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