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중국인들 ‘짝퉁’에 질리다..진~짜?
불법 모조품(짝퉁)의 천국으로 통하는 중국의 소비자들도 이젠 짝퉁에 염증을 느끼고 제 값을 주고 정상 제품을 사려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진품을 사는 데서 느끼는 뿌듯함의 참맛을 알기 시작한 걸로 풀이된다.

한 달에 1만5000위안(한화 약 267만원)정도 버는 자영업자 리우(36)씨는 베이징 시내에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상점에서 스노우 부츠와 후드티를 700위안 주고 샀다. 길거리에서 파는 모조품보다 5배 가량 비싼 가격이다.

그는 그러나 “진품과 짝퉁의 차이는 구입한 뒤 드는 감정에서 갈린다”며 “진품 라벨이 붙은 걸 사면 자부심이 생긴다”고 했다.

WSJ는 리우씨의 발언을 토대로 중국 내 암시장에서 짝퉁 제품을 구입하던 소비자들의 태도에 변화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통계 수치로도 이런 흐름이 읽힌다. 중국마켓리서치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28~35세 사이의 중국 여성 95%는 짝퉁 핸드백을 들고 다니면 당혹스럽고 눈치가 보인다고 답했다.

짝퉁 선호도도 눈에 띄게 줄었다. 유력 컨설팅업체인 맥킨지가 연소득 4만8000달러(한화 약 5400만원)에 달하는 32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짝퉁이 진품과 똑같아 보이기 때문에 굳이 비싼 돈 주고 진품을 구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답은 2008년 31%에서 2010년 15%로 절반 가량이나 줄었다.

이런 변화 덕분에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 컬럼비아와 이탈리아 럭셔리 구두 브랜드 토즈(Tod’s) 등은 중국 내 점포수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WSJ는전했다.

노스페이스의 경우 1990년말과 2000년대초 만해도 중국에서 짝퉁이 널리 퍼져 있었지만 현재 500개의 정식 상점이 운영되고 있다. 향후 3년간 추가로 450개의 상점을 낼 예정이다.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은 서구 국가 국민들보다 더 안목이 있다”며 “이들은 짝퉁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이들 브랜드는 또 짝퉁과 확연히 구분되도록 제품 포장에 신경을 쓰거나 유명 스포츠 스타를 초대해 소비자들이 진품을 구매하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중국산 짝퉁은 여전히 골칫거리다. 버럭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지난달 가진 새해 국정연설에서 중국을 지목하며 짝퉁 제품의 미국 유입을 막는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을 정도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8억4700만 달러 어치의 모조품을 적발했으나 짝퉁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컬럼비아는 지난해 중국에서 2000개(시장가 270만 달러어치)의 짝퉁을 솎아냈고, 골프브랜드 갤러웨이도 골프채와 의류를 합쳐 7000개의 모조품을 적발했다. 이들 업체는 중국 당국과 별도로 자체적인 짝퉁 단속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홍성원 기자@sw927>

hong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