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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한 숨 돌리나 했더니..6개 유럽국 등급 강등한 무디스
무디스 “경제 전망 암울해 구조개혁 이행 부담”


그리스는 빙산의 일각이었나. 13일(현지시간)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6개 유럽연합(EU) 국가에 대한 신용등급을 전격 하향,유럽위기가 첩첩산중이라는 걸 재차 확인시켜주고 있다.

전날 그리스 의회가 1300억 유로의 2차구제금융을 받으려고 진통 끝에 긴축안을 통과시킨지 딱 하루만에 찬물을 끼얹는 발표가 나온 셈이다. 독일을 중심으로 일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가 그리스의 긴축안 이행 여부에 의구심을 표시하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리란 전망이 우세해지던 국면이었다.

그러나 무디스는 그리스 뿐만 아니라 다른 EU국가도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고 봤다. 유럽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올해 경제 전망이 암울한 처지라 이들 국가가 앞다퉈 도입하는 긴축 정책이 실제로 이행될지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정확히 한 달전인 1월 13일 또 다른 신평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최고등급(AAA)이었던 프랑스와 오스트리아를 AA+로 한단계씩 끌어내리고 다른 7개국의 등급도 강등했던 것보다는 종합적이고 조심스러운 판단을 한 걸로 보인다. S&P는 당시 유로존 정책입안자들의 정치력이 부족해 위기해결을 지연시킨다는 뉘앙스를 풍겨 해당 국가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약해지는 유럽 경제, 개혁 이행에 부담”=무디스는 등급을 두 단계 낮춘 스페인(A3→A1)을 포함해 이탈리아(A3→A2) 등 6개국에 대해 그 이유로 해당국의 경제 전망이 점차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성장이 정체될 게 뻔한 국면이라 이들 국가가 재정건정성 확보를 위해 내놓은 긴축정책의 이행이 현실화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실제 스페인, 포르투갈 등에선 정부의 긴축조치에 항의하는 노동단체의 움직임이 해당 정부엔 부담이다. 무디스는 아울러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개혁도 경제 성장이 담보되지 않는 한 추진력을 받기 힘들 것으로 봤다.

무디스는 “위기에 대처할 적절한 재원이 마련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요인들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해당 국가의 국채발행 등에 더 심화된 충격이 가해질 잠재적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英ㆍ佛ㆍ오스트리아는 다음 차례(?)=무디스는 영국과 프랑스, 오스트리아의 등급은 최고등급인‘AAA’를 유지하지만,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향후 이들 국가를 둘러싼 상황이 악화하면 등급을 낮출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앞서 S&P의 지난달 13일 발표에선 프랑스와 오스트리아가 1단계 강등이라는 ‘굴욕’을 당한 것을 감안하면 관용적(?)인 판단으로 볼 수 있다.

무디스는 부정적 전망 제시에 대해 유럽 경제상황이 악화하면 이에 따른 긴축 프로그램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유럽국가들이 ‘통화동맹’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개혁조치들을 이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영국 등의 등급을 내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신용등급을 강등한 6개국과 영국ㆍ프랑스ㆍ오스트리아 등 3개국 모두에 대해 “유로존 지역 위기로부터 파생되는 재정적, 거시경제적 위험에 대한 민감성이 크게 증가했다”고 유럽의 위기 해결은 아직 멀었음을 경고했다.

<홍성원 기자@sw927>

hongi@heradl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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