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민주 ‘FTA’ 꺼내자 새누리는 ‘천안함’ 또 색깔논쟁
이념논쟁 끝내고 국민만 보고 가겠다더니…
한미FTA·조용환 논란…
연일 보수-진보 대립각

교육·복지 차별화 실패속
정치적 선명성 띄우기만


소모적인 이념논쟁을 끝내고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던 정치권이 또다시 총선을 앞두고 색깔논쟁에 돌입했다.

민주통합당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진보와 보수의 대결로 꺼내들었고, 새누리당은 천안함 발언을 근거로 해서 조용환 헌재 재판관 선출 반대로 응수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국회비준까지 끝난 외교적 사안인 FTA를 다시 꺼내든 민주당이나, 천안함 발언을 문제 삼는 새누리당이나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밝혔지만, 양당은 이념논쟁의 날을 세우고 있다.

조 재판관 임명 동의안 부결을 놓고 민주당은 “색깔을 바꿔봐야 여전히 한나라당이고 이명박 정권”이라며 보수-진보의 대립각을 부각시켰다. 새누리당 역시 한ㆍ미 FTA 파기를 주장하는 민주당을 향해 “표를 위해서는 나라를 뒤집어도 상관없다는 무개념의 정치”라며 뒤지지 않았다.

10일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달라진 것 없는 당이라는 게 입증됐다. 민심과 시대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스른 박근혜와 새누리당을 국민과 함께 엄중히 심판할 것”이라며 오는 4월 총선에서도 색깔론을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ㆍ미 FTA를 시작으로 조 후보자 동의안으로 이어진 민주당의 ‘진보-보수’ 대립각 세우기는 용산사태 구속자 가석방 논란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한명숙 대표는 용산 관련 구속자들을 “권력남용 피해자, 억울한 누명을 갖고 눈물을 흘려야만 했던 사람들” 등으로 한껏 미화시키며 3월 1일 예정된 사면에 포함시킬 것을 주장했다.

이 같은 민주당의 최근 이념적 행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사회적으로 찬반 양론이 엇갈리는 사안을 앞세워 ‘진보 선명성’을 부각, 야권 연대를 통해 선거를 유리한 구도로 이끌고 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여당인 새누리당 역시 이 같은 색깔 논쟁에서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민주당의 한ㆍ미 FTA 파기 주장에 대해 “이해 안 가는 야당의 해묵은 정치공세”로 일축했던 새누리당은 당 내 일각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 공천을 통해 한ㆍ미 FTA를 총선 전면에 내세울 태세다.

또 조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부결과 관련해서도 ‘진보의 불안한 안보-국가관’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조 후보가 헌법 가치와 국가관에 의구심을 자아냈다”고 말했다. 야당의 ‘비협조 비판’에 대해 자당 의원 상당수가 찬성했다는 해명으로 논란 차단에 급급했던 전날과 달라진 태도다.

정치권에서는 총선을 60여 일 앞두고 계속되고 있는 ‘보수-진보’ 이념 대립에 대해 ‘집토끼 결집’이라는 각당의 표 계산, 그리고 원외 강경파가 득세한 야당 지도부 구성 등을 그 원인으로 분석했다. 재벌개혁, 교육ㆍ복지정책 등에서 큰 차이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여야 모두 결국 ‘정치적 선명성’을 강조하고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총선 1당 자리에 강력한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민주당이 지도부를 ‘원외 인사’로 구성한 점도 이런 색깔론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의회 파행에 상대적으로 책임이 덜한 이들 원외 지도부들이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정치보다는 야권 연대의 명분을 더 중시 여기면서, 원내 대화론자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최정호 기자> / choij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