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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라진 대륙위상 인정…국익 위한 유연한 외교전략 짜라
G2 부상 경제대국 현실직시
갑을관계 역전 인정부터


민감한 韓·美 군사동맹
북한문제 갈등요인 산적
균형적 새 패러다임 필요


국가차원 싱크탱크 설립
양국 인적교류도 넓혀야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한ㆍ중 수교 20년 동안 양국 관계의 양상은 많이 변했다. 한국에 있어 중국의 중요성과 비중은 날로 커진 반면, 중국에서 한국의 중요성과 비중은 점차 줄어드는 상황이다. 특히 2011년 끝자락에 발생한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사건은 한국의 기존 대중정책이 가진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수교 20년을 맞아 새로운 한ㆍ중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가온 ‘중국시대’를 맞아 상생의 전략을 찾아내 우리의 실익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중국의 부상, 있는 그대로 인정하자=발전적인 양국 관계를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의 중국’을 인정하고 중국의 전략을 주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 1992년 수교 당시 한국의1.4배였던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009년 한국의 6배로늘었다. 중국의 국부(國富)는 2년마다 한국의 전체 GDP만큼씩 늘어나는추세다.


지난 2010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2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중국은 빠른 경제발전과 군사력 확대를 통해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꼽히는 패권국가로 부상했다. 중국은 군사력이나 소프트파워에서는 아직 미국에 뒤처지지만 아시아에서는 단연 1위다.


이 같은 중국의 급부상은 한ㆍ중관계에서 갑과 을의 위치를 급격하게 바꿔놓고 있다. 수교 이후 처음10여년간은 한국의 비교우위가 확실한 시기였지만 지금은 역전현상이 도처에서 나타난다.


중국은 가장 매력적으로 여겼던 한국기업의 투자를 이제 선별적으로받아들이고 있다.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는 중국 관광객은 한국 백화점의 최대 고객이 된 지 오래다.


이런 중국의 모습에 한국인의 마음은 불편하다. 하지만 양국 관계의 변화를 외면한다고 해서‘ 현실’이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달라진 환경을 직시하고 유연한 사고를 해야 한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중국의 영향력이 점차 커질 수밖에 없는상황”이라며“ 지금 우리에게는‘ 중국 다시보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교적 균형 유지 등 새 패러다임 절실=한ㆍ중 관계가 더욱 진전되기 위해 풀어야 할 최대 과제는 대미ㆍ대북 관계를 어떻게 한ㆍ중 관계에 적절히 접목시켜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하는가에 있다.


미국과 중국은 인권 논란, 영토분쟁, 무역 마찰, 위안화 절상, 한반도 및 대만 문제 등 여러 분야에서 충돌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아시아에서 한국,일본, 대만, 필리핀 등과 손잡고 자국을 포위하려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한ㆍ미 군사동맹이 강화되자 중국의 반응은
더욱 민감해지고 있다.


북한 문제를 놓고서도 한국과 중국은 숱한 갈등요인을 안고있다.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이후 중국이 보인 자세와 함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중국의 외교적 태도는 중국에 호의적인한국인마저 실망시켰다.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는 것은 북한이 중국에 대해 갖고 있는 안보적가치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에 긴급상황이 발생해 친미정권이 코앞에 들어서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이러한 복잡한 관계 속에서 한국이 한ㆍ미동맹을 유지하고 중국의‘북한 감싸기’를 견제하면서, 동시에중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결코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양자 및 다자적 협력체제를 강화하면서 그 속에서우리만의 독자적 영역을 만들고 이를 점차 넓혀간다면 불가능한 과제는 아닐 것이다.


특히 이 문제는 정권의 성향에따라 좌우돼서는 안된다. 외교원칙을 바꾸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낡은 술통에 새 술을 붓기도 하고, 새잔에 옛 술을 부을 수도 있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중국 정법대 문일현 교수는“ 냉전시대 한국의 선택은 단순했지만,지금은 우리에게 열려있는 선택의공간이 매우 제한적이다”면서“ 수교 20주년을 계기로 중국을 어떻게 대하고 바라봐야 할지 성찰해 보면서 이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중(對中) 싱크탱크를 육성하자=13억 인구의 대국을 상대하려면 전략이 좀 더 집요하면서도 구체적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싱크탱크와 같은 연구기관을 육성해야 한다.국내에는 많은 연구기관들이 있지만 대부분 경제나 정치 등 한 분야에 편중돼 있다.


사람은 키우지 않으면서 지엽적으로 나오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만들어내는 대중정책은 부실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가 차원의 대중국 싱크탱크 설립이 시급하다는 지
적이다.


또 중국 외교통의 육성 및 기존중국 전문인력에 대한 관리가 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높다. 이들이 대중정책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인사시스템도 구축해야한다.


나아가 양적, 질적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내 싱크탱크와의 활발한 교류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중국의 대외정책 동향을 면밀히 파악할 수 있고 중국 측에 우리의 입장을 알리는 데도 효과적이다.


경제 규모에서 G2로 올라선 중국은 싱크탱크 숫자에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대국이다. 또 반관반민(半官半民)의 성격이 강한 중국의 싱크탱크는 주요 정책결정자로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교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 py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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