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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짐한 韓食 드라마·토크…TV가 ‘맛’있다
MBC 내년 2월 ‘신들의 만찬’

성유리 출연 벌써부터 화제


박봉성 요리만화 ‘마법의 손’

‘파스타’ 실무진 참여 대본작업 한창


대장금 이후 한류콘텐츠 부상

풍성한 볼거리 시청자 눈길‘ 확’



인간의 결코 채워지지 않는 욕구인 ‘식(食)’과 관련한 방송프로그램 기획이 줄을 잇고 있다.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 방송가에 등장한 새 풍경이다. 그중에서도 요즘 소재의 대세는 한식(韓食). 김치 소재 드라마, 궁중요리 드라마, 한식 토크쇼 등 전통 음식만으로도 한 상 푸짐하게 차려진다.

한식을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는 기획 단계인 것을 포함해 현재까지 3편. jTBC의 수목드라마 ‘발효가족’(박찬홍 연출, 김지우 극본)은 김치 등 발효음식을 배경으로 한다.

MBC는 주말 저녁 특집기획인 ‘애정 만만세’의 후속작으로 한식요리집을 배경으로 한 ‘신들의 만찬’(이동윤 연출, 조은정 극본)을 방송한다. 내년 2월부터 방송될 예정으로, 대작 ‘대장금’을 잇는 본격 요리 드라마를 표방했다. 주인공인 성유리가 궁중요리의 대가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다룬다. ‘최고의 사랑’에 참여했던 이동윤 PD가 메인 연출을 맡는다.

고(故) 박봉성 화백의 요리만화 ‘마법의 손’은 드라마로 리메이크가 결정됐다. 궁중요리의 정수를 이어온 한국 최고의 음식명가 수라궁을 배경으로 요리 명맥을 잇는 두 남자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제작사인 판타지오미디어와 펀박스가 내년 중반기 방송을 목표로 기획안과 대본 등 공동 작업 중이다. 지난해 화제작이자, 이탈리아 레스토랑 주방을 배경으로 했던 ‘파스타’ 제작사의 실무진이 참여했다.

드라마뿐 아니라 채널A의 글로벌 한식 토크 ‘쇼킹’은 한식 요리를 해먹으면서 연예인 출연자와 토크하는 형식이다. QTV가 지난 4~8월에 방영했던 ‘수미옥’을 따와, 수준급 요리실력으로 잘 알려진 배우 김수미가 진행을 맡는다.

한식점 운영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는 극적 ‘장치’는 요즘 드라마에선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MBC ‘애정 만만세’에선 죽집을 배경으로 죽 레시피를 둘러싸고 주인공과 악역이 대립한다. 상반기에 종영한 KBS ‘웃어라 동해야’에서도 김치공장을 배경으로 한 갈등 에피소드가 주효하게 쓰였다.

방영중인 드라마 ‘애정 만만세’의 한 장면. 전통음식인 ‘죽’이 소재로 나온다<왼쪽>. 성유리가 식모로 나왔던 ‘로맨스 타운’. 성유리는 내년 2월 ‘신들의 만찬’으로 시청자를 찾는다.

이처럼 너도나도 한식 프로그램 기획에 뛰어드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대장금 열풍 이후 확인된 한식 드라마의 상업적 가능성에서 찾는다. 일본에선 김치 드라마가 만들어질 정도로 김치가 대중적인 데다, 한식 소개 프로그램은 한류 스타가 출연하면 덩달아 인기라는 것.

여기에 ‘한식 세계화’ 사업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방송가도 정치사회적인 분위기에 발 맞추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대장금 이후 나타난 현상인데, 우선 한류 콘텐츠 확보 차원이 크다. 특히 요리 드라마는 볼거리가 풍성하고 화려해 시선을 잡기 쉽다”고 분석했다.

먹거리를 다루는 방송프로그램 증가는 전 세계적인 트렌드이기도 하다. 신종수 CJ E&M 방송사업부문 올리브사업팀장은 “사람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관심은 겉치레(패션)에서 먹거리(요리)로 자연스럽게 바뀐다. 미국에서도 가정식 요리,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요리전문 케이블채널인 ‘푸드네트워크’가 최근 몇 년 새 급성장했는데, 한국 사회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새로 나온 한식 드라마와 프로그램은 성찬(盛饌)이지만, 전문가들 평가는 “글쎄”다. 원작만화가 영화화돼 인기를 끈 ‘식객’이 드라마로는 별 재미를 못 봤듯 작품의 완성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발효가족의 시청률이 1.2%에서 산뜻하게 출발했다가 0.7%로 추락한 것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윤 교수는 “요리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등장인물 간의 대립 구도 속에서 요리의 진정성을 찾는 정형화된 패턴을 갖고 있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 시청자는 식상할 수 있다. ‘김치’는 절대선(善)이란 인식도 고정된 이미지다. 이를 극복하려면 참신함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잘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윤 교수는 또 “의도적으로 한식 세계화를 띄우는 분위기에 편승한 기획이라면 시청자는 오히려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지숙 기자 @heraldcorp.com>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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