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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중대 고비 맞은 버냉키 의장의 리더십
내년 2월 취임 6년을 맞는 벤 버냉키(58) 의장의 리더십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19년 장기 집권 신화를 일궈낸 앨런 그린스펀의 뒤를 이어 지난 2006년 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사령탑에 오른 버냉키. 그에 거는 시장의 기대는 컸다. 취임 당시 세계 주요 언론들은 “헬리콥터 벤이 떴다”면서 일제히 환호를 보냈다. 하지만 2010년 2월 연임에 성공한 후 두번째 임기의 반이 지난 지금,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버냉키는 2002년 FRB 이사 재직 시절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져들면 “헬리콥터로 돈을 뿌려서라도 경기를 부양하겠다”라는 주장을 펴 ‘헬리콥터 벤’이란 별칭을 얻었다. 그의 이런 소신은 2008년 전대미문의 미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빛을 발했다.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 외의 다른 목표를 추구하는 것은 ‘악마와의 키스’라는 금기를 깨고 자산 시장 등을 함께 고려해 통화정책을 펴야 한다는 ‘버냉키 독트린’은 위기 진화의 근간이었다.

그러나 미 금융위기의 후속편격인 유럽 재정위기라는 또다른 시험대에 오른 버냉키 사단의 위기 대응 능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급기야 16일 친시장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흔들리는 버냉키 리더십을 집중 조명하는 두개면 기사를 통해 “버냉키의 유산은 불완전하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버냉키 체제 아래 미 연방준비은행(Fed)은 금융위기의 도래를 예측하는 데 실패했고, 버냉키 의장은 경기 회복을 위한 관제탑 역할을 자처했으나 지금까지의 성과는 실망스러웠다”고 지적했다.

미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버냉키 해고를 주장하는 등 공화당내에서는 반(反) 버냉키 여론이 들끓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버냉키의 재임 기간은 위기 극복의 명목으로 너무 많은 돈을 쏟아부은 탓에 실책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재앙을 경고하고 있다. 버냉키로선 FRB 의장을 맡은 지 6년만에 닥친 최대 시련이다.

그는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자산시장의 불안을 진정시키고, 고용과 부동산 시장 침체의 고리를 끊어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지고 있다.

올 마지막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일단 “최근 전세계 경제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나 미국내 경기는 점진적인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3차 양적 완화나 추가 국채 매입, 금리 인하 등의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정점에 오른 유럽 재정위기 속에서도 최근 미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는데다, 불안해하는 시장에 ‘아직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일각에선 지나친 낙관론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리스펀 전 의장은 취임 당시 ‘약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시장의 두터운 신임을 끌어내며 지금도 미 경제 호황의 일등공신으로 존경과 신임을 받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버냉키호’가 향후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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