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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재범ㆍ손지창, 처음 만나던 그 날…‘통곡의 상봉’
임재범(48)에게 그 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했다. 이름만 보고도 피가 끌렸던 ‘내 동생’을 처음 만나던 날. 지금으로부터 무려 20여년 전의 일이었지만 그 날, 그 곳의 감정들은 늘 가슴 한 구석에 꿈틀거리고 있었다. 당연하다. 그들이 처음 만나던 그 날은 멈추지 않는 ‘눈물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야수 임재범이 KBS2 예능프로그램 ‘승승장구’에 출연해 가수 활동 이래 처음으로 동생 손지창(41)과 아버지 임택근의 이야기를 스스로 전했다. 임재범의 입에서 동생 ‘손지창’의 이름이 불리기는 이날이 처음이었다.

임재범은 방송에서 손지창과 처음 만나던 날을 떠올리며 자신의 애달픈 사연을 전했다.

임재범의 집안에는 알게 모르게 소문처럼 떠도는 이야기가 있었다. 어딘가에 자신의 동생이 살고 있다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임재범이 ‘집안의 소문’을 듣던 때는 고등학생 시절이었고, 손지창으로서는 남 몰래 감춰둔 출생의 비밀을 안고 산 긴 세월이었다.

그 ‘시간의 다리’를 건너 두 사람이 처음 만나게 된 것은 잡지 안에 실린 한 장의 사진이 계기가 됐다.

임재범은 잡지를 보던 중 우연히 손지창의 사진을 보게 됐다. 낯익은 이름. 그 사진을 보고 임재범은 ‘집안에서 돌고도는 소문의 주인공인 것 같다’고 직감했다. 그 때 당시 임재범은 자신과 친하게 지내던 기자에게 “이 친구가 내 동생같다”는 고백을 했다고 한다. 예감은 적중했다. 역시 피는 물보다 진했다.

임재범과 친하게 지내던 기자는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손지창이 시나위의 보컬 임재범의 동생이라는 것을 말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그 기자를 통해 이뤄지게 됐다. 서로를 빨리 보고싶어했던 마음의 크기는 별 차이가 없었다. 특히 손지창의 경우 늘 시나위의 팬이었고, 자신의 형이 시나위의 보컬이라는 사실을 알고 늘 만나고 싶어했다고 한다. 


당시는 바로 1991년, 임재범의 첫 솔로앨범 ’이 밤이 지나면’이 발표되던 해였고, 손지창은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재학 중이던 대학생으로 자전거 모델을 하며 연예계에 첫 발을 디뎠던 때였다. 이미 당시에도 꽤 알려져 있던 두 사람. 그들의 만남은 여의도 모처의 카페에서 성사됐다.

반가우면서도 낯설었던 두 사람, 하지만 절절한 그리움이나 피끓는 애달픔은 감출 수 없었다.

임재범의 지인에 따르면 당시 두 사람의 만남은 말 그래도 눈물바다, ‘통곡의 상봉’이었다고 한다. 처음 만나자마자 서로 부둥켜 안고 울었다. 그 거친 울음 안에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형제의 씻을 수 없는 아픔과 원망, 하나뿐인 혈육을 향한 그리움이 배어있었다고 한다. 때문에 긴 이야기를 나눌 장소가 필요했다. 손지창은 임재범의 손을 이끌고 자신의 집으로 가자며 나갔다. 손지창은 당시 여의도의 한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 먼 거리는 아니었다.

그 곳에서 긴 이야기를 나눴던 두 사람. 임재범은 당시 손지창과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게 많은 아픔과 상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것은 “너무 절절한 아픔이지만 서로 다른 종류의 아픔이었다”는 것이 임재범의 이야기였다.

한때 가수 임재범과 배우 손지창, 연예계의 중심에 있었던 두 사람이 ‘이복형제’였다는 뉴스로 세상은 꽤 시끄러웠다. 두 사람의 아버지는 바로 대한민국 1세대 아나운서 임택근. 성도 다르고 외모도 다른 두 사람은 형제가 분명했다. 이 소식이 세상에 고개를 내민 것은 10여년 전인 2001년이었다. 배우 오연수와 결혼해 아이를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린 손지창이 “아들에게 만큼은 자신의 고통을 전해주고 싶지 않다”며 세상을 향해 고백하며 알려지게 됐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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