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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日 이미 선전포고…총성없는 경제영토 전쟁 가열
국제사회 경제동맹 가속…기회와 도전
美TPP 日참여 공식 선언

세계 최대규모 자유무역협정

캐나다·멕시코도 관심고조


中 ‘아세안+3’주도권

한·중FTA 추진 강한 의지

열강들 전쟁터 전락 우려도



동북아 최초로 미국ㆍEU와 동시에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무역강국. 전세계 GDP 대비 61%가 우리 영역. 한국이 이런 화려한 수식어에 취해 있을 사이도 없이 주변국들의 총성없는 선전포고는 시작됐다.

FTA는 기본적으로 양국 간 관세장벽을 없애고 투자를 자유롭게 하는 경제협력이다, 하지만 최근의 FTA는 경제뿐만 아니라 협정국 간 안보 및 다자동맹이라는 포괄적 틀을 의미하기에 ‘FTA를 통한 영토전쟁’이라는 말은 과장된 것이 아니다. 미국이 반테러 정책의 일환으로 중동 국가들과의 FTA를 추진한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한ㆍ미 FTA가 한국에 기회임은 분명하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높은 국제사회 압박이 시작되는 위기의 전초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현 시점에서 주목할 만한 글로벌 경제동맹체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rans-Pacific Strategic Economic PartnershipㆍTPP)와 아세안+3(Association of South East Asian Nations+3)로 좁혀진다. 이들 각각의 동맹체에는 일본과 중국이 도사리고 있다.

자동차와 가전 등으로 미국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일본은 한ㆍ미 FTA 체결 직후인 지난 11일 TPP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TPP가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동맹체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미국에 더이상 가까워지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압박으로 사실상 TPP는 미ㆍ일 FTA의 성격이 강하다.

TPP는 지난 2005년 만들어져 현재 미국, 호주, 뉴질랜드, 칠레, 페루, 싱가포르, 브루네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9개국에 최근 일본과 캐나다, 멕시코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TPP가 경제규모나 인구수에서 NAFTA나 EU를 앞서는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협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여기에 한ㆍ미 FTA에 자극을 받은 일본까지 가세한다면 그 위력은 가공할 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일본이 TPP에서 얻어갈 것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가입시 나타날 당장의 경제적 효과는 공동체의 협력사항을 조정하면 얼마든지 수정이 가능하다”며 “중요한 것은 일단 동맹체로 묶이는가 여부에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국이 힘을 싣고 있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3(한국ㆍ중국ㆍ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논의되는 다양한 경제동맹체들도 위협의 대상이다. 한국이 포함돼 있는 경제동맹체임에도 주도권을 미국의 최대 적수인 중국이 갖고 있다는데 긴장의 끈이 놓이지 않는 대목이다.

한국으로서는 남ㆍ북으로 갈라진 외교적 특수성 때문에 중국을 경제적 관념 이상의 외교적 ‘슈퍼갑’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 당장 중국은 한ㆍ중 FTA를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한ㆍ중 FTA 체결 문제 논의의 최대 지연요소였던 한·미 FTA 비준 문제가 해결된 데다, 한ㆍ중 FTA 는 미국 주도의 TPP 구상에 맞서는 카드가 될 수도 있다. 실제 중국은 최근 잇따른 한국과의 고위급 교류에서 FTA 협상을 조속히 시작하자고 우리 측을 압박해 왔다.

중국의 궁극적 지향점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1개 회원국을 총망라하는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다. 중국이 미국 일본과의 경제ㆍ안보 경쟁을 벌이면서 자칫 한국이 국제 열강들이 부딪히는 전쟁터로 전락할 수 있는 구도가 펼쳐진 셈이다. 


윤정식 기자/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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