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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최루탄 속에 통과한 한·미 FTA 비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22일 14개 부수법안과 함께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다. 2007년 6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 주도로 정부 간 협상이 마무리된 지 4년5개월 만이다. 이로써 한ㆍ미 FTA는 양국의 법적 절차를 모두 마쳐 내년 1월 예정대로 발효된다. 세계 최대 경제대국과의 통로가 열린 것이다.

그러나 통과 과정은 예상대로 매끄럽지 못했다. 여야가 표결처리에 끝내 합의하지 못해 한나라당이 자유선진당 및 미래연대와 함께 기습적으로 본회의를 연 것이다. 민주당과 민노당 의원들이 뒤늦게 강력히 항의했지만 표결을 막지는 못했다. 여야 간 대화와 타협으로 국가적 대사를 처리하지 못하는 우리 정치력의 한계를 또다시 드러내 안타깝다. 이 과정에서 빚어진 민노당 김선동 의원의 최루탄 투척은 명백한 테러 행위다. 국회의원 면책특권과 전혀 관계없는 추태로 어떤 형태로든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민주당은 이번 비준안 처리를 ‘쿠데타’로 규정, 향후 국회 일정을 모두 중단하고 무효 투쟁을 벌인다는 입장이다. 정국 경색으로 당장 내년 예산안과 민생 관련 법안 처리가 차질을 빚게 됐다. 그러나 이는 야권통합을 앞둔 민주당의 억지다. 솔직히 민주당은 처음부터 비준안을 처리할 생각이 없었다고 봐야 한다. 자동차 부문에 손해가 커 안 된다고 했다가, 다시 이른바 ‘10+2 재협상’을 들고 나왔으며, 나중에는 투자자ㆍ국가소송제도(ISD) 폐지를 요구하는 등 매번 구실을 바꿔 반대해 왔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한나라당의 강행처리를 유도, 정치적 부담을 덜려는 모습 아니었던가. 국익은 뒷전인 채 야권통합 헤게모니와 내년 총선 득표를 위한 정략적 반대였던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제 후유증 최소화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 농어업과 중소기업 관련 업종 등 취약 분야의 정교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ㆍ미 FTA 성공 여부는 어둡고 그늘지는 곳을 얼마나 감싸고 과실을 고루 나누느냐에 달려 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약속한 ISD 재협상도 성실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이 진정 국민을 위한다면 당장 국회로 돌아와야 한다. 정부가 피해 산업 구제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는지 감시하고, 새해 예산안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의미 없는 정치공세로 시간만 끌면 국민들의 신뢰는 더 멀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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