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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햄버거 주문할 때 망설인다면…서민층”
‘패스트푸드는 싸구려 음식’이란 속설을 믿고 있다면 한번쯤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에도 흔한 롯데리아나 맥도널드 등 햄버거 체인에서 1인 세트메뉴를 주문하는 데는 5000~7000원가량이 든다. ‘웰빙’이란 콘셉트를 차용해 ‘스테이크 버거’ 등으로 급을 높인 메뉴는 8000~9000원까지 나가기도 한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적게는 2만원에서 많게는 3만5000원을 훌쩍 넘어가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테지만 분명 무시할 수 없는 비용이다.

최근 수입이 적을수록 패스트푸드를 즐겨 찾을 것이란 속설에 반기를 드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UC데이비스 대학 보건학과의 폴 레이 교수팀 연구결과 빈곤층에서 서민층, 중산층으로 갈수록 패스트푸드 점 방문횟수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스트푸드 점에서 세트메뉴(value meals)를 자유롭게 시킬 수 있으려면 적어도 중산층은 돼야 하며 빈곤층과 서민층은 패스트푸드도 맘 놓고 못 사먹는다는 것이다.

연구진이 1994~1996년 미 농무부가 실시한 ‘개인별 식품섭취 조사’(CSFII) 자료를 분석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연간 수입이 6만 달러(약 6700만원)까지 수입이 증가할수록 패스트푸드 점 방문횟수도 늘어났다. 이 자료에는 미국인 5000명의 외식성향, 수입, 인종, 성별, 연령, 교육수준 등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연간 수입이 6만 달러를 넘어서면 패스트푸드 방문횟수가 줄어드는 대신 고급 레스토랑 방문이 늘어났다.



레이 교수는 “패스트푸드 점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계층은 하위 중산층”이라면서 “이들은 수입이 있지만 항상 돈을 아껴야 하므로 패스트푸드의 편리함과 저렴함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반대로 서민층 이하 빈곤층으로 내려갈수록 패스트푸드 점의 세트메뉴조차도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로 패스트푸드 접근성이 빈곤층의 비만을 높이는 유일한 요인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실리콘밸리 비즈니스 그룹 ‘베이에어리어 위원회’(BAY AREA COUNCIL) 수석 정책자문관 미카 웨인버그는 “가구의 수입 못지 않게 거주지역의 환경 또한 중요하다”면서 “빈민지역의 슈퍼마켓이나 마트 등에서 어떤 물건이 많이 팔리는지 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인구보건관리’(Population Health Management) 12월호에 발표될 예정이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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