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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한의 생활문화, 차이 속의 공통성 찾아야”
최근 통일부가 ‘남북청소년 교류센터’를 건립하고, 개성 만월대 발굴사업을 재개하기로 하는 등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가 다시 트이면서 남북한간 사회문화 교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은 28일 오전 교대 법과대학에서 ‘남북한의 생활문화, 차이 속의 공통성’이라는 주제로 제8회 국내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남북한의 민속전통 계승문제를 다룬 김종군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교수는 2000년 이후 남한과 북한에서 민속전통에 대한 접근방식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남한의 경우 ‘글로벌화’와 ‘다문화’가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민속전통에 대한 관심이 희석된 반면, 북한의 경우는 ‘조선민족제일주의’를 표방하면서 조선의 민속전통이 과도하게 강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북한의 주체사상이론의 기반이 ‘조선주의’에서 ‘조선민족제일주의’로 강화되는 징표이며, 남한의 ‘세계화’, ‘다문화’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통해 민족의 정통성을 북한에 두고자 하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병수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교수는 한반도 근대성의 ‘만들어진 전통’이라는 측면에 주목하고, 남북이 공통적으로 정치적 리더십 확립과 산업화 촉진을 위해 유교전통을 동원하고 활용했다는 점에서 남북의 근대성이 유교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 제국주의적 억압과 서구 근대의 압도적 힘을 경험한 탓에 남북 모두 민족정기, 얼, 사상 등을 탈식민과 근대화의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정신적 원천으로 인식함으로써 민족전통의 활용에 있어서 공통적으로 정신주의적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편 김진환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는 1980대 이후의 방북기 분석을 통해 남북한의 구체적인 생활문화 속에서 공통성을 찾아보고자 시도했다. 그는 2000년대 들어 남북의 소통이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서로의 일상 생활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정치경제적인 문제까지 소통하는 수준으로 진화하지 못함으로써 생활문화의 공통성 모색은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통일 문제는 ‘이질성을 극복하고 동질성을 회복’하는 문제로 인식돼왔으나,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차이를 인정하고 공통성을 모색’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세변동에 따라 ‘적대’와 ‘협력’이라는 극단을 오가는 남북관계를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제압논리에서 벗어나 상호공존의 문제로 통일을 바라봐야 한다는 문제제기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KBS남북교류협력팀, 하나원, 남북역사학자협의회,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등 남북 교류의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협력사업을 추진했던 실무자들이 참여해 현장에서의 체험을 전했다.

모순영 겨레말큰사전 남북편찬사업회 총무과장은 남북이 공동으로 만들 사전 명칭을 고민하면서 남의 ‘표준어’와 북의 ‘문화어’라는 차이 속에서 고민을 했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남북, 코리안디아스포라 모두의 마음에 와 닿을 수 있는 ‘겨레말’이라는 공통어를 발견하는 중요한 경험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태형 기자 @vmfhapxpdntm>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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