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오합지졸 시민군, 248일만에 승리 드라마
벵가지 반정부 시위 도화선

8월 트리폴리 점령뒤 가속도


무아마르 카다피가 20일 사망함으로써 장장 248일간에 걸친 목숨을 건 시민혁명이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내전은 지난 2월 15일 리비아 동부의 거점도시 벵가지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2006년 이슬람주의자 집회 때 희생된 14명의 유족들이 벵가지 경찰서 앞에서 인권변호사인 페티 타르벨을 석방해 달라며 벌인 작은 시위가 도화선이었다.

이를 계기로 카다피 독재 타도가 확산되자 카다피 정권은 초동 진압을 위해 정부군과 용병을 동원해 시위대에 직접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는 타오르는 불길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세계 각국에 파견된 리비아의 대사와 외교관들이 자국 민간인에 대한 유혈 진압에 충격을 받고 가장 먼저 정권에 등을 돌렸다.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반인도주의 범죄’ 행위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별다른 구심점 없이 출발한 반정부 세력은 3월 5일 첫 시위가 발생한 벵가지에서 국가과도위원회(NTC)를 발족하며 카다피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내전 태세에 돌입했다.

관망하던 국제사회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끄는 프랑스 정부가 NTC를 리비아의 유일한 합법적인 기구로 공식 인정한 것을 신호탄으로 개입에 나섰다.

유엔 안보리는 3월 17일 카다피군의 민간인 학살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리비아 영공에 비행금지구역(NFZ)을 설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했고, 이틀 뒤 프랑스 공군의 라팔 전투기가 리비아 상공에 출현해 카다피군의 탱크와 병력 수송 차량, 지대공미사일 발사대, 지휘소 등에 대한 공습을 개시했다.

NTC가 이끄는 시민군은 제대로 된 훈련도, 무기도 갖추지 못한 오합지졸이라는 평을 받았지만 4월부터 8월 하순까지 나토 공군의 엄호를 받으면서 서부의 전략 요충지 미스라타와 북동부 석유 수출항 브레가 등으로 서서히 점령 지역을 넓혀나갔다.

서부의 전략 요충지인 자위야와 즐리탄을 차례로 접수한 시민군은 마침내 8월 21일 수도 트리폴리에 진입한 데 이어 이틀 뒤에는 카다피와 핵심 측근들이 거점으로 삼고 있던 바브 알-자지지야 요새를 함락했다.

트리폴리 함락 이후 행방이 묘연해진 카다피를 쫓는 2개월간의 수색과 추격전 끝에 시민군은 20일 시르테에서 카다피를 찾아냄으 로써 3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리비아 내전이 막을 내렸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