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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이건희 ‘출근경영’ 6개월…삼성 경영고삐 더 죈다
‘오너십 부활’안착 불구 애플과의 관계·경영 투명화 등 과제 산적…“더 정신차려야” 변신 강조
“집안에 어른이 계신 것과 안 계신 것은 하늘과 땅의 차이가 아니겠는가.”(삼성 고위 관계자)

삼성에 지난 6개월 동안 가장 큰 변화가 있었다면 바로 ‘오너십의 부활’이다. 지난 4월 21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첫 출근은 ‘오너의 실질 귀환’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삼성 내부는 크게 긴장했고, ‘회장님의 존재감’에 사장단 및 임원, 전 직원은 엄청난 중압감을 느꼈다.

삼성 본관이 서울 태평로에 있던 시절에도 회사에 거의 나오지 않던 이 회장이 왜 출근경영을 시도한 것일까. 결과론이지만 이 회장의 6개월간 출근경영은 적잖은 성과를 남겼다. 


이 회장의 첫 출근 당시 삼성전자는 실망스러운 1분기 실적을 내놨고, 애플은 특허소송 출발음을 알렸다. 삼성 계열사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강행되는 등 뒤숭숭한 시점이었다. 이를 극복하고 삼성의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이 회장이 선두에 서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심경을 굳혔고 공식적으로 지휘봉 잡기에 나선 것이다.

이 회장의 출근경영 이후 삼성의 경영은 안착했다. 글로벌 특허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전투력을 강화하는 등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글로벌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이 회장도 개인적인 수확물을 챙겼다. 마음의 부담이었던 평창올림픽 유치에 결정적인 기여를 함으로써 ‘민간 스포츠 외교’ 거물의 위상을 확인했다.

그렇다고 이 회장의 앞길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애플과의 ‘경쟁과 협력’은 여전한 숙제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해 의미 있는 실적도 내야 한다. 계열사 감사로 시작된 경영의 투명화와 인적 쇄신은 코앞에 닥친 과제다. 삼성카드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처분 문제, 그리고 세련된 경영권 승계는 그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지만 명쾌한 해결책이 필요한 사안이다.

이 회장은 최근 경영 구상과 관련해 “지금같이 해서는 안 된다. 더 정신 차리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채근했다. 출근경영 6개월 동안 지펴온 위기론의 재점화다. 삼성에 더 강한 체력을 접목하기 위해선 파격적인 변신이 불가피하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회장은 미국, 일본 장기 출장을 마치고 출근경영을 재개했다. 위기 극복과 시장 지배력 강화라는 화두 속에 이 회장 집무실은 눈코 뜰 새 없이 더 바쁘게 돌아갈 것이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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