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주인공은 우리나라에도 많은 팬을 확보한 미국 코믹 시트콤 ‘빅뱅 이론’에서 지적인 과학자로 등장하는 마임 비아릭(사진)이다. 실제 신경생물학 박사이기도 한 비아릭이 블로그에 올린 육아일기에 따르면, 아들 프레드는 출생 직후부터 모유를 먹기 시작해 생후 18개월 이후부터 이유식과 병행했고 만 세 돌이 훨씬 지난 현재까지 모유를 먹고 있다.
대게 생후 6~7개월부터 이유식을 시작하는 점을 감안하면 프레드의 경우 모유만 먹은 기간이 다른 아기들보다 세 배가량 긴 것이다. 특히 비아릭은 프레드의 출생 직후부터 첫 1년 간 어떤 비타민이나 보충제, 심지어 물도 안 먹이고 오로지 모유만 먹일 정도로 철저히 모유수유만 했다고 기록했다.
심지어 비아릭은 외출해서 프레드가 배가 고파지면 지하철 안을 막론하고 과감히 모유를 먹였다. 과거 어머니 세대에서나 볼 법한 장면을 얼굴이 알려진 여배우가 연출하니 화제가 안 될 리 없다. 비아릭은 “모유를 먹이기 위해 지난 3년 간 매일 밤 4~6번씩 잠에서 깨야 했다”면서 “엄마가 주도하는 이유가 아니라 아기가 주도하는 이유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비아릭의 이 같은 모유수유 철학은 미 육아포털사이트인 베이비센터닷컴(babycenter.com) 등에서 모유수유 적정기간 논란을 일으켰다. 한 회원은 “세 살짜리에게 공공장소에서 모유를 먹이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고 또 다른 회원은 “아이가 원한다면 하루종일 군것질만 하도록 내버려 두겠느냐”며 반문했다.
그러나 지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 회원은 “처음부터 모유를 먹이기 시작해 계속 먹이면 세 살짜리에게 모유를 먹이는 일도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한 50대 주부는 “나는 전업주부여서 아들이 서너 살이 될 때까지 모유를 먹이는 것이 가능했다”면서 “아들은 탈 없이 건강하게 자랐다”고 비아릭을 두둔했다.
과연 비아릭의 행동은 비정상적인 것일까. 현재 모유수유 적정기간에 대한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 미 소아과학회(AAP) “모유수유는 원칙적으로 아이와 엄마가 원 할 때까지 하는 것”이란 입장이다. 다만 AAP는 “생후 첫 6개월 동안 충분히 모유를 공급하면 아기의 성장과 발달을 최적으로 만든다”면서 첫돌까지 모유수유를 하도록 권하고 있다.
이런 기준을 참고해 볼 때 비아릭의 모유수유 철학이 유별나 보이긴 해도 비정상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듯하다. 딸이 두 돌 때까지 모유를 먹였다는 타임 기자는 “돌이 지난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는 것은 육체적인 필요라기보다 정서적인 필요인 것 같다”면서 “만일 아이가 필요한 것이 위안과 안정이라면 나는 모유 대신 안아주겠다”고 논평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