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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작교 형제들’, 마침내 情을 말하다
남부러울 것 없는 외모와 학벌ㆍ집안의 3박자를 두루 갖췄던 20대 철부지 여대생이 하루 아침 모든 것을 잃었다. 하나뿐인 아버지를 사고를 잃었고, 그나마 엄마라고 부르며 5년간 함께 살았던 세 번째 여자도 잃었다. 배신과 수난의 연속, 그럼에도 이것은 시작에 불과한 수난이었다.

걸그룹 애프터스쿨 유이의 첫 주말극 도전작 ‘오작교 형제들(극본 이정선, 연출 기민수)’이다.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30% 돌파를 목전에 둔 이 드라마는 지난 25일 방송 15회차를 맞으며 물오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더불어 갈등도 사랑도 그 흐름의 상승세에 발을 얹었다.

24, 25일 양일간 방송된 ‘오작교 형제들’에서는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는 형제들의 일상에 새로운 사랑이 고개를 내밀었고, 오작교 농원을 되찾기 위해 제 발로 찾아들어간 곳에서 자은(유이)은 또 다른 사랑을 실감한다. 그것이 비록 장애가 있는 사랑이었음에도 말이다.

드라마는 지켜야 할 것이 목전에 놓인 탓에 본의 아니게 ‘막장’과 ‘파렴치’한 가족과 무례한 캐릭터를 만들었지만 ‘홈드라마’라는 큰 틀에서 보면 ‘오작교 형제들’은 한 가지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 이날 방송분들을 통해 증명됐다. 물론 하나를 강조하기 위해 설치된 불필요한 장치들, 예를 들어 혼전임신한 딸의 엄마가 자신의 애정과 분노를 예비사위에 대한 상식 이하의 행동으로 일관하는 것은 여전히 논란이 될 수밖에 없지만 말이다. 

드라마의 사연은 이랬다.

10년간 가꾼 터전을 잃지 않기 위한 지극히 생존적 투쟁에서 시작된 어이없는 만행들은 한 소녀를 가련하게 몰고갔다. 여객선 사고로 인한 아버지의 실종, 그 뒤로 이어지는 새엄마의 배신, 아버지의 유산인 탓에 마지막 희망이라 여겼던 오작교 농원, 그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가족들과의 사투, 거기에 ‘한국대 얼짱’으로 이름 날리던 학생의 부정입학이라는 누명까지. 

그럼에도 그 안에서 발견한 것은 또다른 가족애였다. 누구보다 농원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행동을 주도면밀하게 처리해온 오작교 형제들의 엄마와 자은에게 쉽사리 허락되지 않았던 끈끈한 애정이 파고들었다. 네 아들을 뒀지만 딸 하나가 없었던 엄마의 마음에 밉살스러웠던 자은의 진심이 조금씩 녹아내리며 모정을 느꼈고, 그런 자은을 무심하게나마 챙겨든 복자(김자옥)에게서 자은은 엄마의 마음을 느꼈다. 이제 서로가 저지르는 행동에 대한 반성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될 전망이다.

아들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하룻밤의 실수로 임신을 하게 된 수영(최정윤)을 비록 ‘1년’이라는 조건을 내건 뒤에야 결혼으로 받아들인 태범(류수영)이지만 그 마음 한 켠엔 ‘모두에게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태범의 진심이 자리하고 있었다.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 감히 상상할 수 없을 것 같은 절박한 심정의 수영, 버림받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고백한 태희(주원)’에 대한 복합적인 심경이 어우러진 선택이었으며, 그것은 이들 두 사람의 관계를 새로운 길로 이끄는 시작이 되고 있다. 



물론 초등학교 동창 태식(정웅인)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 미숙(전미선)은 그 마음에 상처를 입지만 드라마는 결국 사람과 사랑을 향한 미숙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어루만져줄 것이다.

소소하게 피어나는 사람 사이의 애정은 이 드라마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제자리를 찾아가는 스토리에 맞춰 시청률도 괜찮은 상승폭을 탔다. 지난 25일 방송분에서 27.8%(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말 안방 최강자의 자리에 올랐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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