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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손학규 결단 돋보인 양 원장 임명동의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21일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결단으로 국회 본회의를 무사히 통과했다. 이로써 24일 이용훈 대법원장 임기 만료에 따른 사법부 수장 공백 사태는 모면하게 됐다.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과 연계 처리를 요구하며 표결을 보이콧해 온 민주당이 막판 조건 없이 본회의에 참석한 대승적 자세가 돋보인다. 진흙탕 속에서 정당정치의 장미꽃을 모처럼 감상한 느낌이다.
입법부가 절대 다수로 임명 동의에 선선했던 만큼 ‘양승태 사법부’의 어깨는 특히 무겁게 보인다. 무엇보다 그동안 이념편향적 판결로 실추된 사법부 신뢰와 권위를 되찾는 일이 시급하다. 그동안 법과 원칙보다는 판사 개인의 정치적 성향과 이념에 따른 판결이 적지 않았다. 학생들을 빨치산 추모제에 데려간 전교조 교사, 광우병 혼란을 부추긴 MBC PD수첩의 보도 내용은 유죄로 하고 명예훼손은 무죄로 판결한 것 등이 그런 경우다. 이 때문에 지금 언론계가 겪는 내홍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사회 내부 갈등을 조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 것이다. 오죽하면 대한변호사협회가 “법관은 외부로부터의 독립은 물론, 자신의 개인적 성향이나 소신으로부터도 독립하는 것”이란 내용의 성명을 냈겠는가. 상식과 순리가 존중되는 판결은 사법부 신뢰 회복의 핵심 과제다.
그런 점에서 올 11월과 내년 7월 퇴임하는 6명의 대법관 후임 선임이 중요하다. 대법원은 헌법정신을 구현하는 마지막 보루인 만큼 다양한 견해를 반영하는 인적 구성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보수, 진보로 구분되는 이념 스펙트럼의 다양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경륜 있는 법원 외부 인사의 영입을 늘리고 지역, 성별, 학벌 등을 고려해 인선의 폭을 넓히라는 것이다. 진보와 보수로 확연히 구분된 대법관 구성이 초래한 사회의 갈등과 반목을 더 이상 반복해선 안 된다.
지금 우리 사법부는 근대 사법제도 도입 이후 최대 전환점에 서 있다. 사법고시가 아닌 로스쿨에서 법조인을 양성하고, 재야 법조인을 판사로 임용하는 제도 도입 등 사법개혁이 진행되고 있다. 이를 원만하게 정착시키는 책임은 전적으로 양 대법원장의 몫이다. 과다한 상고사건 해소, 법관 인사권 분산, 불구속 재판 확대 등 법원 내부 문제도 많다. 게다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일부 진보단체들은 ‘최악의 대법원장’이라며 발목을 잡을 태세다.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에 대한 헌법적 가치 지키기에 보다 노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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