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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정적 4박 보단 낯선 7박자에 묘한 끌림”

  • 뉴욕 체류 1년…5집 앨범으로 돌아온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
  • 기사입력 2011-09-1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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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서 대가들 연주보고 한계 절감

도…레…미…파… 기초부터 다시

몸이 기억하도록 처절하게 연습


할렘 기차역 125·늘 산책하던 공원…

1년간 뉴욕과의 소통 재즈로 풀어내

블루노트 무대에 내 이름 걸고파





모두 당신을 ‘이 분야 한국 최고’라고 한다. 너도나도 일 맡긴다. 예술가인데다 젊은 나이에 교수다. 전문가들이 머리 맞대더니 ‘2010년엔 당신 것이 최고였어’라며 상을 준다. 그런 당신이 지난해 가을, 다 내려놓고 뉴욕에 간다고 했을 때 의문부호가 쏟아진 게 이상할까. ‘아니, 왜? 뭐가 아쉬워서?’

송영주는 한국 최고의 재즈피아니스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4집 ‘Love Never Fails’로 지난해 제7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 앨범’상도 받았다. 김동률, 이적, 루시드폴부터 샤이니, 슈퍼주니어까지 다양한 가수가 스튜디오 또는 콘서트 세션 연주자로 그를 찾는다.

주위의 의문부호를 등지고 혈혈단신 태평양을 건넜던 그가 1년 만에 지난 15일 새 앨범(5집ㆍTale of a City)을 들고 돌아왔다. 스티브 윌슨(색소폰), 비센테 아처(베이스), 켄드릭 스콧(드럼) 등 현지에서 내로라하는 뮤지션이 그와 함께 연주했다. 유튜브 보고 ‘사랑해’ 팻말 들고 나온 게 아니다. 음악으로 설득당한 그들이 기꺼이 그를 위해 시간과 음표를 쏟아부었다. 그에게 어떤 특별함이 있나.

▶피아노 반주 잘하던 목사님 딸, 20대 후반에야 재즈 만나다=부친이 목사. 초등학생 때 이미 성년 예배까지 피아노 반주를 도맡았다. 그저 건반 두드리는 게 재미있었을 뿐 전공은 특별한 사람들이나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고2 때 뒤늦게 ‘번뜩’, 속성으로 입시. 숙명여대 피아노과에 합격했다.

교수는 “네가 어떻게 들어왔느냐”고 했다. 쇼팽을 치는데 “자꾸 팝적인 필이 난다”고 야단맞았다. 클래식 수업과 별개로 CCM(현대 기독교음악) 반주활동을 계속했다.

대학 졸업과 함께 미국 버클리음대에 들어갔다. CCM을 더 잘하고 싶어 간 건데 그만 재즈에 꽂혔다. 외국 연주자와 팀을 짜서 무대에 올랐다.

“재즈피아니스트가 되겠다는 마음, 아니 개념 자체가 없었어요. 20대 후반에야 눈뜬 거죠. 재즈, 좋은데 어렵잖아요. 지금 ‘재즈피아니스트 송영주’로 불리는 것만도 꿈만 같아요.”

구체적 계획도 없이 재즈를 파기 시작한 게 2년, 4년을 지나 7년이 됐다. 한국에 돌아와 2005년 1집 ‘Turning Point’를 냈다. 비평가의 찬사가 쏟아졌다.

▶ ‘도…레…미…파…. 몸이 기억하도록 천천히’ =2006년 비의 월드투어에 건반 세션 연주자로 참여한다.

“재즈 거장이 아니면 누가 월드투어를 해보겠어요.” 대중가요 세션 제의가 물밀 듯 들어왔다. 마다하지 않았다. “재미있어서.”

다양한 음악을 경험하며 더 발전하는 과정이라 봤다. “많이 배워요. 재즈는 똑같은 걸 계속 치지 않아도 되죠. 반면 가요는 정확한 리듬과 반복, 단순한 화성 속에 깊이를 담아내야 해요.” 


김동률 콘서트를 3년 함께하면서 그의 완벽주의에 한 수 배웠다. “재즈 연주자는 리허설을 많이 안해요. 매번 다르게 치고 싶은데 동률 씨는 ‘똑같이 쳐달라’고 해요. 큰 그림을 그리고 그걸 끝까지 관철해 나가는 추진력.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 저도 모르게 김동률스러워지고 있더라고요.”

지난해 가을, 기득권을 버리고 훌쩍 뉴욕에 가기로 했던 건 큰 결심.

“한국에서 얼마나 축복받은 삶을 살고 있었나를 뼈저리게 느꼈죠. 내가 연주하고 싶은 걸 좋은 공간에서 하고, 좋은 학교에서 강의도 하고. 레슨, 세션 모든 게 늘 손닿는 곳에 있었는데.”

현지 대가의 공연을 보며 눈물 쏙 뺀 뒤 기초부터 다시 팠다. 피아노를 배우기라도 하듯 ‘도…레…미…파’ 건반 하나를 3~4초씩 눌러보며 가장 좋은 톤(음색)을 찾았다.

“몸이 기억하도록 천천히, 가장 좋은 무게로 깊고 풍성한 톤을 향해.”

▶4박 아닌 7박으로, 재즈의 중심을 향해=새 앨범 ‘Tale of a City’에는 지난 1년간 뉴욕이 건넨 것을 빼곡히 담았다. 1번 곡 ‘Station 125’는 학교를 다니며 드나든 할렘의 기차역 이름. 3번 곡 ‘York Avenue’는 살았던 곳 주소. 5번 곡 ‘East River’는 자주 산책하던 곳. 7번 곡 ‘April Rain’은 뉴욕을 적시던 촉촉한 봄비.

그의 음악 여정은 9번 곡 ‘Seven Years’에 요약됐다.

“첫 유학과 귀국, 재출국이 7년 단위로 반복됐어요. 7년만 되면 자꾸 몸이 근질거리나봐요.”

일부러 7박자로 편곡했다. 안정적인 4박과 달리 7박자는 한 매듭의 마무리가 다음 매듭의 시작과 자꾸 맞물리며 묘한 느낌을 준다. 송영주는 또 다시 4박의 안정을 거부하고 있었다.

“꿈이 있어요. 재즈의 심장인 뉴욕 메인 무대에 들어가는 것. 블루노트, 빌리지 뱅가드 같은 역사적인 클럽에 한국인 최초로 자기 이름을 내걸고 서보고 싶어요.”

그의 뒤엔 SM, YG 같은 기획사도 없고 공항에 마중 나올 10대 팬도 없다. 그, 다시 혼자다.

“저, 29일 출국해요. 당분간 거기(뉴욕) 있을 거예요. 겨울에 공연 때문에 잠깐 들어와요. 그때 볼 수 있음 봬요.”

임희윤 기자/imi@heraldcorp.com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장소협조=소공동 롯데호텔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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