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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너스통장 대출 급증…생활비 부담에 큰 수익 노린 주식시장으로
올해 2분기 예금은행의 기타대출 증가분이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의 50%에 달했다. 보통 기타대출의 80~90%가 마이너스대출인 점을 감안하면 쉽게 빼 쓸 수 있는 마이너스대출이 가계대출 급증의 ‘주범’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3분기 이후에도 물가상승으로 생활비 부담이 커진 데다 주가 하락기에 큰 수익을 노린 개인들이 주식시장으로 들어가면서 마이너스대출 증가폭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금융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25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예금은행의 기타대출 잔액은 145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조1000억원 늘어났다. 기타대출은 가계대출 잔액에서 주택담보대출 등을 포함한 주택대출 잔액을 뺀 수치다. 같은 기간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444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9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예금은행 가계대출 증가분에서 기타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4.5%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08년 3분기(51.4%) 이후 최고 수준이다.

보통 2분기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각종 기념일이 많은 5월이 있어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크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3분기 이후에도 마이너스대출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분석이다.

실제로 하나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지난달 말 현재 14조7147억원으로 전월말보다 847억원(0.6%) 증가했으나 실제 인출된 금액인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7조218억원으로 전월말보다 1167억원(1.7%) 늘었다. 잔액 증가율이 한도 증가율의 3배에 육박한 것이다. 기업은행도 7월 중 잔액 증가율이 1.3%(202억원)로 한도 증가율 0.6%(182억원)의 2배를 웃돌았다.

가계대출 중단 조치를 취하지 않은 국민은행은 이달 들어 마이너스통장 인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국민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9조7249억원(8월 23일 기준)으로 전월말보다 2408억원(2.5%) 증가했다. 7월 증가액 187억원(0.2%)의 1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 부진에 따른 소득 감소 등으로 5월 이후 마이너스통장에서 실제 자금을 인출하는 고객이 크게 늘고 있다”며 “최근 주가 하락기를 기회로 생각하고 주식에 투자한 사례도 늘어나면서 가계대출 급증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금리가 높기 때문에 금리충격에 민감하다. 또 마이너스대출을 조이면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2금융권과 대부업 등을 찾을 수밖에 없어 규제하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불필요한 소비를 낳을 수 있고, 요즘처럼 주식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투자용으로 이용했다면 되레 큰 빚을 지게 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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