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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타를 줄일 수 있다면…’ 프로골퍼들과 퍼터
수영선수들은 0.1초를 줄이기 위해 온 몸의 털을 밀고, 야구 선수들은 좋은 변화구를 던지기 위해 손가락 사이를 찢기도 한다.

골프선수들도 더 잘치고, 더 좋은 스코어를 내기 위해서라면 어떤 방법이라도 찾아내고, 시도해보려 하는게 보통이다. 클럽도 바꿔보고, 볼도 바꿔보고, 그립도 두껍게 해보고, 비거리를 늘리기위해 웨이트를 하거나, 스윙자세를 이렇게 저렇게 수정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천하의 타이거 우즈가 부동의 세계 1위를 지킬 때에도 스윙레슨을 받고 하루도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었다.

최근 미국 PGA에서는 벨리퍼터, 롱퍼터가 화제다.

호주의 애덤 스콧과 미국의 키건 브래들리가 롱퍼터를 사용해 2주 연속 우승을 했기 때문이다. 통상 35인치 이하인 일반퍼터와 달리 배꼽부분에 그립끝을 대고 사용하는 벨리 퍼터가 43인치 이하, 가슴끝에 대고 사용하는 브룸스틱 퍼터가 49인치 이하로 길어 ‘롱퍼터’로 불린다. 


퍼터 헤드 모양도 블레이드형, 말렛형, 반달형, L자형 등으로 다양하지만, 샤프트 길이의 변화를 주는 것은 좀 더 많은 적응기간과 훈련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롱퍼터는 짧은 거리에서 정확도가 높지만, 먼 거리나 좋지않은 라이(프린지나 그린 옆 러프 등)에서 거리와 속도를 정확히 조절하기 어렵다. 이때문에 집중력이 다소 떨어지는 시니어 골퍼들이 많이 사용하지만, 이번 스콧과 브래들리의 우승으로 롱퍼터 사용선수가 늘어날 것으로 현지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브래들리는 롱퍼터에 대한 높은 관심에 대해 무덤덤하면서도, 롱퍼터에 대해 만족감을 표한다. “네이션와이드 투어에서 뛸 때 많은 선수들이 사용했고, 같은 조 3명이 모두 롱퍼터인 경우도 있었다”며 “젊은 선수가 벌써 롱퍼터를 쓰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저 14개의 클럽중 하나일 뿐”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또 “긴장된 순간에 롱퍼터는 안정된 퍼트를 가능하게 해준다. 배꼽부분에 정확히 대고 밀어주면 잘못 굴러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드라이버나 아이언보다 교체에 따른 위험부담이 적기 때문에 선수들이 쉽게 바꿔볼 수 있는 것이 퍼터다. 2007년 마크 캘커베키아는 1라운드에서 퍼트 난조로 탈락위기에 몰리자 속는 셈치고, 할인점에서 20만원대에 산 퍼터로 우승을 하기도 했다. 최경주는 퍼트가 다소 안정감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두꺼운 슈퍼스트로크라는 그립으로 바꿨고, 만족해하고 있다. 물론 가장 섬세한 감각이 요구되는 것이 퍼트인 만큼 여간해서 퍼터를 바꾸지 못하는 선수도 있다. 유소연의 경우 퍼터를 바꿔보다가 맘에 들지않자, 이미 단종된 10년전 퍼터를 들고나와 우승을 차지한 뒤 애지중지하고 있기도 하다.

드라이버는 쇼, 퍼터는 돈이라고했다. 돈을 벌어준다면 뭔들 못할까.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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