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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엽은 왜 오디션 프로그램에 강한가?

  • 기사입력 2011-08-17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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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예능은 전환기에 있다. ‘1박2일’의 강호동과 ‘무한도전’의 유재석이 주도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에 오디션 버라이어티 예능이 예능 블루칩으로 급속히 늘어났다. 여기에 올해 말 개국 예정인 종합편성 채널이 예능 MC와 예능 PD 잡기에 나선 상황이다. 강호동은 새로운 예능에 도전하기 위해 ‘1박2일’ 제작진에게 하차를 통보한 상태다.

이런 변화의 국면에 서 있는 예능 생태계에서 눈에 띄는 MC가 신동엽이다. 신동엽은 입담과 유머 감각을 동시에 지닌 뛰어난 진행자이지만 리얼 버라이어티에는 적응하지 못했고, 사업에 손을 대는 바람에 방송인으로서의 이미지에 타격도 입었다.

하지만 KBS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SBS ‘TV 동물농장’, tvN ‘러브스위치’ 등 프로그램을 맡는 횟수는 조금도 줄지 않았다. 최근에는 SBS ‘김연아의 키스 앤 크라이’, KBS ‘불후의 명곡 2’ 등 오디션 버라이어티 MC를 맡아 최고의 자리로 부활하고 있다.



▶신동엽은 왜 오디션 프로그램에 강한가?

신동엽은 입담과 재치, 순발력에서는 어떤 MC도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뛰어나다. 진행 잘하는 MC로서는 드물게 연기력까지 갖췄다. 신동엽은 진행자와 게스트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리얼 버라이어티에서는 부진함을 보였다. 게스트의 말을 충분히 듣고 말하는 스타일이라 사방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리얼 예능에서는 효율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대신 이 구분이 분명한 토크쇼에서는 진가를 발휘했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바람이 거세지면서 한때 신동엽의 토크쇼가 약간 유행이 지나간 듯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디션 버라이어티에서는 독보적인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차별성은 참가자 사이에서 생기는 긴장감이다. 신동엽은 그 긴장감을 순식간에 웃음으로 바꿀 줄 아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오디션 예능을 기계적으로 진행만 한다면 재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신동엽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적재적소에 유머를 찔러넣어 ‘키앤크’와 ‘불후 2’를 스포츠 프로그램이나 음악 프로그램이 아닌 재미있는 예능물로 만들어냈다.

신동엽은 ‘불후 2’에서 효린이 계단의 불이 갑자기 꺼지면서 탈락한 아이유에게 달려가 포옹하자 “여자 연예인들은 방송에서는 다 친하다”고 웃음을 준 뒤 “그런데 저 두 사람은 실제로도 친하다”고 마무리했다. 또 ‘키앤크’ 파이널에서 심사위원 데이비드 윌슨이 ‘김병만-이수경’조에게 서로 사귀냐고 묻자 “방송상으로는 사귄다고 해라”고 말하며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신동엽은 “오디션 MC는 가장 리얼한 순간을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다. 앞에서 보는 방청객과 시청자 입장과는 조금 다르다. 참가자가 백스테이지로 들어오는 모습도 좀 더 잘 볼 수 있다”면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진행자로서 관객과 시청자에게 극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연기와 표정, 멘트 톤 등을 생각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특집 프로그램처럼 한 번 할 때에는 그런 의도된 방식이 먹히겠지만 매주 방송되는 프로그램에서는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동엽은 “오디션 MC는 우선 잘 보고 잘 들은 뒤 참가자가 실수 등을 했을 때 ‘저건 뭐지?’ 하는 궁금증을 관객과 시청자 입장에서 대신해주는 것”이라면서 “참가자도 잘했을 때의 기분과 잘못했을 때의 변명 같은 것을 자신들이 일일이 관객과 시청자에게 밝힐 수 없다. 이런 걸 내가 해줘야 한다”고 오디션 MC의 역할을 강조했다.

기자는 최근 ‘불후 2’ 녹화장의 관객석에서 평가단으로 참관한 적이 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신동엽이 혼자 녹화 방송임에도 생방송과 다름없이 팽팽한 느낌을 가지고 진행한다는 점이었다. 그러면서도 2시간여 동안 한 번도 NG 없이 물 흐르듯 이어갔다. 연말이면 3시간이나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방송사의 각종 시상식에 신동엽이 왜 자주 나오는지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속성-‘키앤크’와 ‘불후 2’

신동엽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묘미는 연기나 설정이 아닌 진짜라는 점에 있다고 말했다. “조금 전 리허설할 때까지만 해도 잘했는데, 조명이 꺼지고 무대에 설 때는 중압감을 느껴 실력을 100% 발휘하지 못한다. 반면 리허설에서는 잘 안 됐는데 실전에서 관객의 에너지를 받아 더 잘하는 경우도 있다. 두 경우 모두 진짜라는 점이 재미있다.”

신동엽은 “오디션 MC가 진행만 하면 딱딱해진다. 나를 쓰는 건 적재적소에 개성을 발휘하라는 뜻이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데, 그 과정에서 나도 얻는 게 많다”면서 “시청자들은 리허설할 때 참가자의 컨디션, 부상 상태 등을 잘 모르기 때문에 내가 ‘비포 앤 애프터’를 잘 파악해 정리해주려고 한다”고 오디션 MC의 역할을 설명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이 스케이트화를 신고 빙판에서 한 발로 서 보고, 5㎝라도 점프해 보고 김연아의 게임이나 ‘캐앤크’를 시청한다면 기술을 시도하다 실패했을 경우 아쉬움이 더 많아지는 등 감동은 더 커질 것”이라면서 “시청자들이 모두 이런 경험을 할 수 없기 때문에 MC가 이를 헤아려야 한다. 김연아의 경기를 통해 사람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있는 상태인 데다 빙판 위의 모습을 화면에 담아 감동을 전달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불후 2’에 출전하는 어린 가수들에 대해서도 많은 관찰을 한 듯했다. 신동엽은 “아이돌 가수라는 직업이 학창 시절 경험도 남다른 경우가 많다. 재능이 특출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미성숙하고 사회성이 결여된 면이 있어 혼란을 겪기도 한다”면서 “그러면서 팀원의 격려를 받거나 눈치를 보며 매주 자신만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이런 걸 보며 대단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며, 또 걱정스러운 마음도 들고, 안타깝기도 하다. 오디션 MC가 이런 상황을 그때그때 잘 전달해야 한다”고 오디션 MC의 소신을 전하기도 했다.



▶섹드립(섹스애드리브)까지 소화해내는 능력

기본적으로 말을 잘하는 진행자는 예능 트렌드가 바뀌어 일시적으로 뒤처질 수는 있어도, 언젠가는 살아나게 마련이다. 신동엽도 한물간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 다시 원래의 위치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도 기본적으로 말을 잘하면서도 재미있게 하는 탁월한 이야기꾼인 데다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 진행 경험에서 터득한 순발력이라는 ‘원천 기술’을 지녔기 때문이다.

신동엽은 가끔 ‘야한 농담’, 일명 ‘섹드립(섹스 애드리브)’을 쳐 어색하게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기분 나쁘지 않고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깨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살짝 던져 웃음을 만들어내는 스타일이다. 신동엽이 하는 농담은 보는 사람이나 당하는 사람이 별로 기분 나쁘지 않다.

“신인 시절부터 야한 애드리브를 꾸준히 추구해왔다. 2002년 송창의 PD의 ‘연인들’의 게스트로 나왔을 때도 국가를 위해 일하는 젊은이 같지만 알고보니 호색한이고 변태라는 설정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헤이헤이헤이1’의 ‘변태할매’ 캐릭터가 나왔다. 음탕한 생각을 해서가 아니라 이성은 항상 생각하게 만드는 대상이다. 유치원생들도 이성 문제로 고민한다고 한다. 어릴 때 TV로 부모와 명화극장 등을 보다 야한 장면이 나오면 아빠가 방에 들어가라고 한 적이 있다. 기성세대는 성교육이 없었다. 지하공간의 어둑한 곳에서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가벼운 수위라면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거다. ‘해피투게더-쟁반노래방’에 이상한 소문이 있었던 이승연 씨가 출연한 적이 있는데, 내가 기분 나쁘지 않게 그 내용을 물어봐 PD까지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승연 씨가 너무도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얘기해줬다.”

신동엽은 다시 결론으로 돌아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누구나 1등을 하고 싶어하지만 우승만이 능사가 아님을 강조했다. 열심히 하면 결과에 상관없이 대중은 이를 인정해준다는 것이다. 신동엽은 “ ‘키앤크’ 파이널에서 실수해 우승을 놓친 김병만과 무대에서 다양한 실험과 도전에 나섰지만 우승하지 못한 2AM의 이창민은 도전 자체로도 사람들에게 다양한 느낌으로 각인될 것”이라면서 그 경험 자체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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