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헤럴드포럼> 통미봉남(通美封南), 통미통남(通美通南)
지난 7월 28~2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북ㆍ미 고위급회담이 개최되었다. 미국은 북한 우라늄 농축의 위법성, 핵실험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을 제기하였다. 북한은 6자회담 조기 재개 의사를 표명하면서도 평화협정 논의, 북ㆍ미 관계 정상화, 대북제재 해제 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회담 결과에 대해 북ㆍ미 양측은 ‘건설적이고 실무적인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담은 서로 주고받는 협상의 장이 아니라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상대방의 주장을 경청하는 의사소통의 장으로 분석된다. 일부에서는 특별한 합의나 공동보도문이 없다는 점에서 ‘성과 없는 대화’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1년7개월여 만에 대화의 장이 마련되었다는 자체로 의미가 있다. 의사소통의 장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한 것은 그 의미가 크다. 특히 상호 입장 차이는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대화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은 앞으로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의 전망을 밝게 해준다.

북ㆍ미 대화는 계속되어야 한다. 북ㆍ미 대화가 6자회담 재개로 이어져서 본격적인 핵협상 국면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번 북ㆍ미 대화는 양측의 대화 수요가 맞아떨어진 상황에서 전개되었다. 오바마 정부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재선에 걸림돌이 되는 경제·외교안보 이슈들을 정리해 나가고 있다. 북핵문제도 공세적인 해결보다는 대화 모드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대북 인도적 지원을 레버리지로 하여 일단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려움에 처해 있는 김정일 정권도 대북지원을 이끌어내고 대북제재를 완화시킬 수 있는 핵협상 카드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동안 천안함ㆍ연평도 문제로 형성된 한ㆍ미 공조 아래 ‘선(先) 남북협상’ 논리가 지배하고 있었다. 이제는 미국이 앞서나가려는 상황에서 북한도 6자회담 개최, 6자회담 내 북ㆍ미 직접대화를 통해 대북지원을 이끌어내고 싶어 할 것이다. 문제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다. 한ㆍ미는 사전조치로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대한 사찰과 개발 중단을 촉구한다. 북한은 우라늄 농축 문제를 평화적 핵 이용 차원에서 대응한다. 앞으로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가 북ㆍ미 대화의 향방을 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북ㆍ미 대화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북한이 핵협상에 집중할 때는 남북관계를 부차적인 것으로 여겨왔다. 그래서 벌써부터 통미봉남(通美封南)이라는 비판적 목소리가 나온다. 통미통남(通美通南)을 위해 남북 대화와 북ㆍ미 대화의 선순환 구도의 형성이 중요하다. 최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접근 기조에서 일부 변화가 보이고 있다. 민간단체들의 방북과 밀가루 지원 등을 허용하고 있다. 금강산 관광 문제 해결을 위한 당국 간 대화도 제의하고 있다. 조만간 대북 수해지원과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할 적십자회담 제의도 예상된다.

역대 8ㆍ15 경축사를 보면 남북관계의 국면을 전환시킨 파격적인 제안이 많았다. 다가오는 8ㆍ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상호 비방을 중단하고 건설적인 남북관계를 만들어나가자는 대승적인 제안이 기대된다. 대화가 복원되면, 한 축으로는 천안함·연평도 문제와 군사적 신뢰 구축 문제를 논의하고, 다른 축으로는 부담이 덜한 민간교류·인도적 협력 문제를 논의해나간다면 북ㆍ미 관계에 맞춘 남북관계의 시동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