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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고액 연봉 받는 만큼 성과도 내나
국내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해 급여ㆍ배당ㆍ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등을 합쳐 평균 17억원을 벌었다고 금융감독원이 2일 밝혔다. 내로라하는 주요 기업 CEO들은 통상 20억~30억원을 받았고 스톡옵션 행사 차익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윤우ㆍ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각각 420억, 180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서민 눈에는 까마득한 액수다. 지나친 고액 연봉은 사회적 위화감 조성은 물론 그들이 상응한 성과를 내는지 의문도 자아낸다.

국내 CEO 보수가 미국 기업에 비해 낮다는 주장이 있지만 엄연히 보상체계가 다르다. 미국 기업은 별도의 보상위원회에서 CEO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 합당한 보상을 하고 성과물도 투명하게 공개한다. 그런 미국도 요즘에는 지나치다는 비난에 직면해 있다. 하물며 오너 경영체제인 우리는 총수가 결정하면 끝이다. 글로벌 경쟁이나 기업가 정신과 관계없는 성과 따로, 보상 따로가 대부분이다. 미국과 달리 사재 기부 등 부의 사회환원에도 아주 인색하다. 무조건 미국 잣대로 들이댈 일이 아닌 것이다.

때문에 “대기업 경영진 월급이 지나치게 많다”는 얼마 전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지적에 동의한다. 연봉 낮춘다고 일 안 하겠다는 CEO라면 원천적으로 경영인 자격이 없다. 넘쳐나는 실업자와 저소득층의 좌절과 위화감을 배려해야 마땅하다. 지금 800여만명의 비정규직 임금은 정규직의 60%에 그치고 그나마 2년마다 실업 공포에 떤다. 시급 4580원의 최저임금 이하 계층도 200만명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내 임금불평등도가 1위 아닌가.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 동일노동 동일임금 적용 등 ‘따뜻한 자본주의’로 나아가려면 과도한 CEO 연봉체계 개편이 전제돼야 한다. 이로 인한 기업수익 증대는 재투자와 사회공헌으로 돌리는 게 바람직하다.

‘신의 직장’인 금융 공기업들의 연봉은 더 놀랍다. 산은금융,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코스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의 평균 연봉이 9000만원 이상인 것은 확실히 지나쳤다. 특히 연봉 1억2000만원의 산은금융 직원들이 매월 1000만원 이상 성과를 내는지 따져봐야 한다. 정부의 진입제한, 금리규제 등 각종 지원 아래 이뤄진 성과물을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식으로 나눠먹어서는 안 된다. 금융기관 연봉은 상한제를 둘 수 없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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