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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역배우가 칼 휘두르고... “죽여버릴거야” 막말…... 영화 ‘기생령’ 막장 논란
10살쯤 된 극중 어린 소년이 날이 번뜩이는 식칼을 마구잡이로 휘두른다. 영화상 억울하게 죽은 아이의 귀신이 씐 소년이다. 섬뜩한 극언까지 거침없이 뱉어낸다. “내 다리를 잘라서…” “죽여버릴 거야!”. 작은 엄마라는 여성을 향해 식칼을 들이대고 급기야는 죽은 자와 소년 자신의 영혼이 한 몸에서 갈등을 일으키며 칼을 스스로의 목을 향해 겨누는 장면도 있다. 이쯤 되면 영화는 ‘막장’까지 왔다. 오는 8월 4일 개봉하는 한국 공포영화 ‘기생령’이다.

지난 27일 서울 명동의 한 극장에서 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기생령’이 일부 장면에서 지나치게 잔혹하거나 비윤리적인 설정을 담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극단적인 설정과 개연성 없는 줄거리, 난데없는 피칠갑, 맥락없는 잔인함으로 영화의 완성도에서도 ‘총체적인 난국’이었다. 특히 성인배우들도 꺼릴 만한 연기와 대사를 별다른 여과나 보호장치 없이 어린 아역배우가 직접 하도록 시켜 논란도 예상된다. 


‘기생령’은 한 부부가 영문 모를 잔혹한 살인과 자살로 죽음을 맞고, 남겨진 어린 아들을 숙모(한은정)와 숙부(박성민)가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괴이한 사건을 그렸다. 알고보니 소년의 죽은 엄마가 생전 난임으로 고초를 겪었고, 결국 초현실적인 힘을 빌어 아이를 낳으려고 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무당과 함께 길거리의 미아를 납치한 후 도망가지 못하도록 독 안에 가둬 숨지게 했다는 것. 불임이나 난임 여성이 “다른 아이를 죽여 독안에 봉인하고 기도하면 아기를 가질 수 있다”는 미신이 불러온 비극을 그렸다. .

영화는 많은 부분에서 앞뒤 장면이 맥락없이 이어지고 이야기의 흐름은 툭툭 끊어진다. 최근 실패한 한국영화의 단점은 종합선물 세트처럼 들어있고, 여기에 더해 극중 아역의 막장활극까지 더했다. 전체적인 흐름과 상관없이 형부가 여고생인 처제(효민)의 몸을 음흉한 시선으로 훑는 장면도 있다.

최근 한국영화에선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스릴러나 공포영화 장르에 아역배우들이 주연급으로 출연하는 경우가 꽤 많다. 유혈이 낭자하거나 잔혹한 액션 장면에 이들이 투입될 경우 심리적, 정신적 안정을 위한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의 경우 아역배우가 성이나 폭력 등 성인에게 적합한 소재ㆍ주제의 영화에서 연기하는 경우 촬영장에 ‘심리치료사’를 두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석 기자/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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