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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그래도 앞이 안보이는데…’ 비오면 말썽인 신호등, 차선 더 큰 사고 부른다.
서울에만 500㎜ 이상 퍼부은 중부지방의 집중호우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집중호우가 오면 말썽을 부리는 신호등과 도로 차선이 더 큰 피해를 부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빗길 교통사고는 사망률이 높은 특징이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3년간 5만5390건의 빗길 교통사고가 발생해 1851명이 숨지고 9만3842명이 다쳤으며, 100건당 사망자 수는 3.3명으로 평균(100건당 2.7명)에 비해 높았다.

▶집중호우로 서울시내 백수십곳 신호등 ‘깜깜’=폭포가 쏟아지듯 집중호우가 내린 27일, 한치 앞도 안보이게 쏟아지는 비속 도로에서 운전자를 혼란에 빠뜨린것은 꺼져버린 신호등들이었다. 27일, 서울지역 도로에서는 백수십여개의 신호등이 꺼지면서 제대로 기능하지 않아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운전을 해 출ㆍ퇴근 했다는 김모(33)씨는 “서울역에서 여의도를 지나 시흥대로를 타고 내려가는데 신호등이 꺼져 있는 곳이 여럿 있었다”며 “안그래도 앞이 안보이는데 신호등마저 꺼지면서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을 제대로 내릴 수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신호등 자체가 전자장비다 보니 비나 벼락에 민감하다”며 “납품시부터 방수관련 기준을 만들어 합격한 것만 통과하지만 어제 처럼 비가 많이 오면 접합부위나 연결선을 타고 빗물이 새들면서 기판에 누전 및 단락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이 경우 감전사고등 더 큰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자동으로 전기를 차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비가 올때마다 현장팀을 보강해 운영하면서 고장 접수시 바로바로 수리를 위해 출동하고 있지만 비에 도로가 밀리는 등 방해요인이 많아 처리가 어렵다며 고충을 호소했다.

▶안보이는 차선도 ‘말썽’=“비만 오면 차선이 잘 안보이다 보니 불안해서 운전을 하기가 힘들다. 차선을 잘못 보고 들어온 사람에게 뒤에서 받힌 적도 있다. 그래서 비오는 날은 손님이 좀 더 많은 편이긴 하지만 그냥 집에 일찍 들어가 버린다”

27일, 11년째 택시운전을 하고 있다는 개인택시 운전기사 김모(57)씨는 이렇게 하소연했다.

어두운 밤에도 잘 보이는 차선이 왜 비만 오면 안보일까? 차선을 그리는 페인트에는 작은 유리알들이 들어 있어 자동차 헤드라이트에서 나간 빛을 반사시킨다. 그러나 비가 오면 수막이 형성되면서 빛을 다른 방향으로 반사시켜 차선이 잘 보이지 않게 된다.

시립대학교 이수범 교수(교통공학과)는 이와 관련, “비가 오면 차선이 잘 안보여 차선 위반으로 사고가 날 확률이 올라간다”며 “특히 도색을 한 지 오래된 곳은 유리알들이 차 바퀴에 쓸려 떨어지면서 휘도가 낮아져서 더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장마기간 직전에 페인트칠을 다시 한번 해줘 유리알을 보충해줘야 장마기간중 차선이 안보이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 지적했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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