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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곱빛깔 핑크요정…깜찍무대 이제 시작인걸요”
내달 선보일 신곡 연습에 바쁜 ‘제2의 소녀시대’ 에이핑크
데뷔전엔 힙합댄스-데뷔는 나비춤

솔직·담백·털털함에 팬 결집력 강화

단기간내 팬클럽 회원 1만명 돌파

“업그레이드된 모습 기대하세요”



자, 당신은 이제 6명의 소녀 중 하나가 되기로 한다. 그것도 누구나 선망하는 걸그룹의 멤버다. 우여곡절 끝에 데뷔한 사연은 이렇다.

한 팀으로 의기투합해 소속사 내 연습생 배틀에서 1등을 먹었다. 레퍼토리는 블랙 계열 의상에 의자 춤까지 등장하는 관능적인 여전사 콘셉트.

그런데 웬걸. 소속사에서 당신 앞에 돌발 제안을 내놓는다. ‘자, 그동안 고생한 건 알지만, 음, 조금 더 밝게, 그러니까 청순발랄한 콘셉트로 한 번 가보면 어떨까.’ 섹시 힙합 여전사였던 나의 꿈. 이제 어쩌나.

박초롱(21), 정은지, 윤보미(이상 19), 손나은, 홍유경(이상 18), 김남주(17), 오하영(16). 위에 얘기한 여섯 명에 정은지, 한 명이 보태졌다. 부산에서 가수 준비를 하던 은지는, 소속사가 비워놓고 애타게 찾던 리드보컬 자리에 뒤늦게 낙점됐다. “부산서 올라온 지 5개월밖에 안 돼요.”(은지) 아직 사투리를 못 고쳤다. 그게 오히려 은지의 매력이다.

이들은 ‘요정돌’ ‘청순돌’ ‘제2의 소녀시대’로 불리며 단기간에 뜨는 걸그룹이 됐다. 데뷔 직전 트렌드 이채널에서 전파를 탄 리얼리티 프로그램 ‘에이핑크 뉴스’를 통해 보여준 솔직 담백한 모습이 되려 요정돌의 순항에 일조했다. 이를테면 아기 같기만 한 초롱이 실은 닭발 마니아라든가. ‘요정돌’로서는 보여주기 싫은 모습이었을 수도 있지만 털털함을 툭 털어놓으니 팬들의 결집력은 오히려 세졌다.

여전히 ‘요정 되기’는 쉽지 않다. 데뷔곡 ‘몰라요’에서는 스쿨룩에 손가락을 펼치는 우아한 나비춤을 선보였다. 힙합 댄스에 길들어 있던 여전사들, 적응이 쉽지 않았다. “같은 여자애들이 봤을 때 좀 더 재수없도록!”이라는 소속사의 농담 섞인 ‘질책’도 쏟아졌다. “여전히 동작 하나하나가 저한텐 닭살스러워요.”(남주) “그런데 (남주가) 제일 잘하고.”(초롱) 일동 웃음이 터진다. “사운드 쿵쿵 때려주는 게 좋고”(보미), “중학교 때부터 발라드는 절대 안 들은”(초롱) 이들이었는데, 어쨌든 천신만고, 이들은 지금 무서운 상승세를 탔다.

순수·청순미의 대명사로 남성 팬들을 설레게 했던 에이핑크. 상반기 걸그룹 열풍 속에 단연 두각을 보였다.                                                                               [사진 제공=에이큐브 엔터테인먼트]

주말 가요 프로그램에서 남성 관객의 ‘떼창’ 소리가 어느 그룹보다 크고, 팬클럽 회원 수는 인기의 척도라는 1만명을 넘어섰다.

이달 초 첫 군부대 공연에서 이 팬덤은 극명하게 확인됐다. “노래하면서 나비춤을 따라하더니 막판에 전부 기립해서 파리ㆍ모기잡기 춤을 딱 군무로 맞추더라고요.”(웃음)(은지)

오는 29일로 데뷔 100일을 맞는 에이핑크는 지난주를 끝으로 잠시 휴지기에 들어갔다. ‘나는 가수다’ 신드롬에 신인 걸그룹 데뷔까지 이어지면서 이들은 ‘참 때를 잘못 탔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스스로들 “이 정도면 1단계 성공”이라 자평한다.

이젠 ‘요정 되기’에도 꽤 익숙해졌다. “사진 찍으면 무조건”(남주) “윙크 기본으로 들어가고”(보미) “증명사진 찍는 데도 예쁜 척”(하경)

이들은 기말고사와 방학을 뒤로 하고 요즘 미니 2집 녹음에 한창이다. 다음달이면 에이핑크는 다시 신곡으로 무대에 선다.

이들은 과거가 미미한 만큼 미래가 넓다. 지금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소녀시대도 초창기엔 에이핑크들 같았다.

재간둥이 은지가 또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를 푼다. “핑크는 한 가지 색이 아니에요. 진한 것부터 연한 것까지 여러가집니다. 우리 멤버들은 각자 그들만의 핑크를 다 갖고 있어요. 참, 하반기에는 대패 놔두고 손엔 장갑 준비하시고요.”(웃음)

<임희윤 기자 @limisglue> 
im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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