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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박스> 미드루 호루 VS 민들레 홀
무더운 라운드로 지쳐 있는 오늘, 고객님께서 재미난 이야기를 해 주신단다.

대부분 고객분들이 재미있는 얘기라 함은 음담패설 혹은 몇 년은 지나 오래 삭힌 썰렁한 유머로 따분하기 그지없는데, 호응을 안 할 수도 없고 난감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의외로 재미있고 귀여운 실화가 있다. 기대하지 않아서인지 다른 어떤 이야기보다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 

고객님이 해 주신 그 이야기는 대략 이렇다.

“신입캐디와 동반으로 근무를 나갔다. 2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카트 이동을 하게 돼 막내(신입캐디)가 재일교포 손님과 함께 티잉그라운드에서 동반하고 있었다. 사실 막내는 몇 주 안돼 업무를 진행하는데 서툴러서 급히 클럽 정리를 마치고 올라가던 나를 향해 큰 소리로 물었다.

“선배님, 이 홀이 민들레 홀이에요?.”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홀별 특징교육을 그렇게 많이 시켰는데 민들레 홀은 또 무슨 엉뚱한 말인가 싶었다. 나는 곧바로 티잉그라운드로 뛰어 올라가 손님께 말씀을 드렸다.

“이 홀은 벚나무 홀입니다. 사쿠라.”그랬더니 그 재일교포 고객님께서는 고개를 갸우뚱하시며 “이 호루 미드루 호루 아닙니까?.”(이 홀 미들홀 아닙니까?)라고 재차 묻는 것이었다.

“……”

그제서야 나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고 박장대소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본식 발음으로 미들홀이라고 한 걸 근무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캐디는 ‘민들레 홀’로 들었던 것이다. 상황을 이해 못한 막내는 박장대소하는 나와 고객님들을 빨개진 얼굴로 바라만 보고 있었다.

신입 캐디만이 겪을 수 있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라 너무 공감도 갔고 귀엽고 깜직하기까지 했다. 큰 소리로 웃어 보이던 고객님께서는 만족하셨는지 이렇게 말씀하신다.

“신입들은 이렇게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겠어? 우리도 골프 신입시절에는 별의별 일이 다 있거든. 하하하.”

근데 딱 거기까지만 좋았다. 그 고객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시작으로 나에게 이 얘기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달라고 몇 홀을 졸졸 쫓아다니셨다. 고객님, 이제는 그만!



<쎄듀골프서비스연구소 이파리(전 그랜드 골프장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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