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는 출퇴근시 교통편의성이나 주거환경 따위를 고루 따지다가도 결국엔 후보군 아파트 전셋값이 최대변수임을 재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올초 한 결혼정보회사 발표내용에 따르면 2009년 신혼부부의 평균 결혼 지출비용은 약 1억7500만원. 이를 물가상승분과 기타 혼수 비용 등을 고려해 신혼집을 구하는 데 1억5000만원 선까지 예상하겠다는 게 이 예비부부의 선택이었다.
먼저 가격만 따지면 평균 전셋값이 3.3㎡당 525만원(부동산114 조사 기준)으로 가장 낮은 금천구는 신혼집 후보군 첫손에 꼽힌다. 하지만 신혼부부가 많이 찾는 소형 아파트의 물량이 드문 가운데 1억3250만원선에 거래되는 주공14단지 76㎡(공급면적 기준)가 눈에 띈다.
3.3㎡당 전세가가 556만원으로 금천구를 뒤이어 전세값이 낮은 도봉구는 2856가구의 대단지인 창동의 주공3단지를 주목할 만하다. 79㎡형이 1억45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음으로 전세값(3.3㎡당 560만원)이 싼 강북구는 번동의 주공1단지 69㎡가 1억250만원, 주공4단지 76㎡가 1억3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있다.
시외곽 지역이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싸지만 도심과 가까운 곳에 물량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성북구 석관동의 두산 72㎡는 1억4500만원, 정릉동의 풍림아이원 81㎡가 1억4000만원에 거래된다. 또 종로구 창신동의 쌍용2차 76㎡는 1억4500만원에 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서울에서 전세값이 가장 비싼 서초(3.3㎡당 1253만원)ㆍ강남(1154만원)ㆍ송파구(970만원) 입성은 말그대로 언감생심이다. 이들 ‘강남 3구’에서 저렴한 전셋집을 구한다면 준공 30년이 지난 재건축 아파트 등 노후 물량이 대부분으로 신혼부부에게 추천하기 하거니와 예산규모도 쉬이 뛰어넘는다. 1997년 입주한 송파구 거여동의 도시개발1단지 70㎡는 1억35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그나마 고려해볼 수 있다.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은 경기도 지역을 둘러보는 것도 또다른 방편일 수 있다. 중심권으로의 접근이 수월한 고양시 행신동의 샘터주공2단지 84㎡는 1억3750만원, 화정동의 달빛라이프 70㎡는 1억750만원 선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다. 강남으로 가는 대중교통편이 많은 편인 수원시 영통동의 경우 롯데 64㎡는 1억3500만원, 황골주공2단지 83㎡ 1억3500만원이다.
김 씨가 찾았던 신길동 S공인관계자는 “신혼부부가 예상하는 자금 규모나 입지 환경은 대부분 엇비슷하기 때문에 눈에 띄는 매물이 나오면 바로 당일 거래가 이뤄질 정도로 전세 대기수요는 많다”며 “우선 그나마 물량이 풍부한 대단지를 중심으로 찾아보면서 발품을 들여가며 여러 조건을 따져봐야 괜찮은 신혼집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백웅기 기자 @jpack61> kgung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