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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2년 악몽 때문에…동아제약 ‘박카스 딜레마’
박카스 오늘부터 슈퍼판매
약사회 마찰에 매출급감 기억

강신호 회장 “추이 지켜보자”



박카스 등 일반의약품 48개 품목이 21일부터 ‘의약외품’으로 전환돼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대형마트에서도 팔 수 있게 됐지만 ‘20년 전의 악몽’이 동아제약을 머뭇거리게 하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강신호<사진> 동아제약 회장은 1992년 대한의사협회 초청 행사에서 말실수를 하는 바람에 약사들의 박카스 불매운동을 촉발됐다. 인사말 도중 본의 아니게 약사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으로 비쳐져 공분을 샀던 것.

이로 인해 당시 동아제약의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동아제약은 1993년부터 2년간 적자 위기를 맞았고 강 회장의 충격도 컸다. 당시 박카스는 동아제약 전체 매출의 50%(현재는 14%)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2005년에도 약사회와 마찰을 빚어 불매운동이 재연될 뻔 했다. 따라서 동아제약은 이번 건 역시 약사회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정부의 방침을 따라야 하는 2중 3중의 고민에 빠진 상태다.

하지만 박카스의 약국외 판매에 대해 동아제약에 내심 반기는 분위기도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 9일 ‘박카스 국토대장정’ 행사에 참가했던 강 회장이 자신의 고향인 경북 상주 부근을 지나면서 한 대형마트에 들렀다 박카스가 진열돼 있는 사실을 보고 흡족해했다고 회사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당시로선 불법임에도 유통업자들이 박카스를 구해 마트에서 공공연히 팔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약국외판매를 굳이 결정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슈퍼에서 팔리게 돼 지켜보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무리수를 두지 않아도 슈퍼판매에 따른 매출확대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에서 공장을 풀가동 해도 약국 유통량을 소화하기에 벅찬 현실, 그리고 ‘약국에서만 판다’는 차별성이 사라져 제품의 생명이 짧아질 것이란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알려진 것과 달리 강 회장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다름 아닌 1992년 악몽의 재현 아니겠냐. 일단 당분간 약국판매를 지속하면서 추이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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