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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립 50년, 늙은 울산공단 ‘폭발 위험’ 안전대책 마련한다
울산지역 국가산업단지 내 대형 폭발사고가 잇따르자 노후된 유화공단의 안전성이 도마에 올랐다.

박맹우 울산시장이 11일 오후 5시 시청 본관 상황실에서 긴급 간담회를 주재했다. 이는 최근 지역내 유화공단의 안전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되자 안전대책 강화 차원에서 마련된 회의였다.

이날 열린 ‘국가산업단지 위기관리 안전대책 간담회’에는 국가산단 안전관리 책임자, 산업안전보건공단, 가스안전공사, 전기안전공사 관계자 등의 전문가가 모두 참석했다.

지역 화학업체에서는 석유화학안전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애경유화 최낙모 공장장, 온산안전관리협의회 오드펠코리아 박동순 공장장, 용연용잠단지공장장협의회 SK케미칼 오명환 공장장 등이 참석해 사고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하고 사고 발생 때 효율적인 대응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박 시장은 “유화공단의 사고는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시와 관계기관, 회사 간 명확한 공조체제를 갖춰 안전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시소방본부도 화재취약 대상 업소 39곳에 대해 전기ㆍ가스안전공사와 함께 특별소방검사에 들어갔으며, 소방본부장이 직접 특별교육에 나서 위기관리체제를 확립키로 했다.

울산시소방본부에 따르면 2008년부터 올 6월말까지 울산ㆍ미포국가산업단지와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총 105건의 폭발사고가 발생, 55명(사망 4명 등)의 인명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재산피해도 3억9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선 지난 5월 삼양사 저장탱크 폭발로 유독물질인 톨루엔이 누출돼 인근 주민들이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삼양사는 노후배관 교체작업 중 폭발사고가 일어나 3명의 인명피해와 4100여만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는 대한유화 폴리프로필렌 생산공정 폭발사고로 2명이 사망하는 등 4명의 인명 피해를 입었다.

또한 지난해 말에는 SK에너지 폭발사고로 한 명이 사망하고 6명이 중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지난 2009년에는 한국석유공사 석유비축기지 폭발로 7명 사상자를 내는 등 대형 폭발사고가 잇따랐다.

이처럼 울산지역 국가산단에서 폭발사고가 잦은 가장 큰 이유로는 노후된 시설이 꼽히고 있다. 한국산업안전 관리공단 관계자는 “중대 위험사업장으로 지정된 석유화학공단은 별도의 안전관리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시설 노후화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라며 “제대로 된 설비 재투자가 시급하지만 기업들이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지역 시민단체들은 “석유화학공단의 설비 노후화가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고시 시민들의 심각한 피해가 예상됨에도 설비투자 문제는 기업체 판단에 달려 있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해당업체 직원들의 안전문제와 관련해 시민단체측은 “울산처럼 위험물질을 다루는 공장이 집중된 지역에서는 이들 공장을 감독하고 관리할 별도의 제도가 필요하다”면서 “기업체의 자발적인 안전관리에만 의존할 것이아니라 안전에 대한 보다 강화된 사회적 감시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국가산업단지 현황 및 사고사례를 통한 문제점을 짚어보고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며 “국가산단의 안전관리와 업체 관계자들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폭발사고 안전대책을 수립키로 했다”고 말했다.

<윤정희 기자 @cgnhee>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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